동양고전 에세이-기획번역서 4권 동시출간
서울 성균관대 교수회관에 있는 신정근 교수의 연구실은 17㎡(약 5.1평) 남짓한 공간이 책으로 꽉 차 신 교수 혼자 간신히 책상 앞에 앉을 수 있을 정도였다. 할 수 없이 건물 계단에서 사진을 촬영하고 공용 휴게실로 자리를 옮겨 인터뷰를 진행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이 부지런한 동양철학자의 다작 비법과 동양고전의 인기 비결이 궁금해 18일 서울 종로구 성균관대 연구실을 찾았다.
―유독 40대 중년 독자를 겨냥하는 이유는….
―요즘은 동양고전이 자기계발서처럼 읽히는 것 같다.
“바람직한 현상이다. 지금의 40대는 과거보다 훨씬 큰 책임감과 결정권을 쥐고 있다. 예를 들어 기업에서 과거에는 경영자가 시키는 대로만 했다면 이제 팀제로 바뀌면서 각 팀장의 자율성이 커졌다. 중간 리더로서 팀을 이끌 때 자신의 지식만으로는 한계에 부딪힌다. 역사적으로 검증된 보편적 가치와 제도를 돌아보고 위험요소를 제거하기 위해 중년의 자기계발 욕구가 커지는 것이다. 특히 동양고전에서 답을 얻으려는 사람이 많다.”
―동양고전 입문서와 해설서가 새삼 인기를 끄는 이유는 뭘까.
“지금은 일종의 전환의 시기다. 자본주의에 대한 회의, 지식정보화, 글로벌 경제체제 등 거대한 전환의 시기에는 그 의미와 맥락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 동양고전이 이를 설명할 소스 중 하나가 된 것이다.”
“고전은 지혜의 보고다. 현대인들이 인생의 곳곳에서 현명한 선택을 하는 데 시행착오를 줄이고 팁을 줄 수 있다.”
―논어를 다룬 책을 많이 냈는데(저서 4권, 역서 3권) 신 교수에게 논어란 어떤 의미인가.
“논어는 단순히 공자의 사상만 담은 게 아니라 공자 이전까지 전개되어 온 다양한 사상의 흐름을 종합한 것이라는 점에서 가치가 높다.”
―다작의 비결이 뭔가.
―최근 기획 및 책임번역자로 참여해 ‘동아시아예술미학총서’ 6권 중 ‘중국 현대 미학사’ ‘의경, 동아시아 미학의 거울’ ‘소요유, 장자의 미학’을 우선 출간했다. 동양미학에 주목해 중국학자들의 저서를 소개하는 이유는….
“동양학은 사상 문학 예술 조경 건축 등이 어우러진 융합학문이다. 그런데 한국에는 사상 일변도로만 알려져 있다. 동양학을 예술과 미학의 관점에서 조명해야 동양학 전반에 대한 폭넓은 이해가 가능하다.”
신성미 기자 savor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