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선교 KBL 총재. 스포츠동아DB
■ 대한농구협회장 출마 한선교 KBL총재를 보는 시선
전자랜드 문제 등 과제 산적…우려의 목소리 커
대한농구협회는 22일 “2월 5일 대의원총회에서 선출하는 제32대 대한농구협회장 선거에 이종걸(56) 현 회장, 방열(72) 건동대 총장, 한선교(54·사진) 한국농구연맹(KBL) 총재가 후보로 등록했다”고 공고했다. 프로농구 관계자들은 “프로·아마의 갈등을 없애 국제경쟁력을 제고하겠다”며 전격적으로 출마한 한 총재를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단순히 KBL과 대한농구협회의 수장직을 겸임한 전례가 없었다는 이유는 아니다. “프로농구 인기가 추락한 이 시점에서 산적한 내부 과제들을 해결하는 것들이 우선”이라는 목소리다.
현재 전자랜드 선수단은 모기업에선 운영비만 받고, 연봉은 KBL에서 지원받는다. KBL은 여전히 전자랜드를 안정적으로 끌고 갈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는 신세계가 공중분해된 뒤 한국여자농구연맹(WKBL)의 대응과는 대비된다. 한 총재와 마찬가지로 새누리당 의원인 최경환 WKBL 총재는 2012년 8월 취임과 동시에 ‘하나금융그룹의 신세계 농구단 인수’라는 작품을 만들어냈다.
한 총재는 21일 이종걸 현 회장의 후보 등록 직후 출마를 공식화했다. 한 총재의 측근은 “만약 이종걸 회장이 선거에 나오지 않았더라면, 한 총재 역시 출마할 뜻이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같은 맥락에서 이 회장이 후보를 사퇴하면, 한 총재가 방열 총장을 회장으로 추대할 것이라는 말들도 흘러나온다. 그러나 이 회장은 사퇴 의사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을 견제하기 출마했다면, 굳이 한 총재가 선거에 나와 이 회장을 대적할 힘을 분산시킬 필요가 없었다. 방 총장에게 힘을 실어주었으면 될 일이다. 출마 과정 자체가 자가당착이다. 이런 정치 논리로 농구계를 재단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내실을 다지는 일이다. 미국프로농구(NBA)가 세계적 인기 스포츠로 도약한 데는 1984년부터 커미셔너를 맡았던 데이비드 스턴의 역할이 컸음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트위터@setupman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