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작곡가의 힘을 빌린 것이 아니라 멤버들의 자작곡으로 앨범을 빼곡히 채운 씨엔블루. 사진제공|FNC엔터테인먼트
■ 진화하는 아이돌밴드 씨엔블루
새 앨범 ‘리블루’ 전곡 작사·작곡 참여
“4명의 다른 감성…멤버들 특징 살렸죠
연기하면서 무대 표현력·자신감 쑥쑥”
“멋 부린다고요? 노래하는 사람이면 작사 작곡은 당연하죠.”
아이돌이라고 해서 기획사가 만들어준 노래를 부르고, 틀에 맞춰진 대로 움직인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자신들이 무엇을 하고 싶은지, 어떤 노래로 팬들에게 다가가고 싶은지 스스로 생각하고, 그러면서 발전해나간다. 이런 노력을 앞장서서 하는 아이돌 가운데 그룹 씨엔블루가 있다. 작사·작곡은 기본이고 부르고 싶은 노래가 무엇인지 확실히 아는 이른바 ‘진화하는 아이돌 밴드’다.
“사실 예전부터 타이틀곡을 제외하고 나머지 곡은 우리가 직접 만들었다. 당연한 부분이라 우리 입으로 자작곡이라고 말하기도 낯간지럽다.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자작곡’이라는 단어를 가장 많이 들었던 것 같다. 팬들이 들었을 때 좋은 음악이면 되는데 자작곡으로 이슈가 되니까 신기하다.”
이들의 말처럼 ‘너도나도’ 작사 작곡을 했다니 일부에서는 “혹시?” 하고 의심부터 하는 시선도 많다. 다른 작곡가가 대신해서 곡을 만들어주는 것이 아닐까 하는 시선이다.
“공동으로 작곡하는 경우는 있지만, 의심부터 하는 건 옳지 않다. 다른 가수들이 어떻게 작업을 하는지 모르지만 절대 ‘겉멋만 들어서 했다’고 비난하지는 말아 달라. 아이돌이 작곡하는 것은 성장하고 발전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음악을 하는 사람이라면 곡을 쓰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정용화)
이들은 한 단계 더 발전하게 되면 색깔이 전혀 다른 멤버들의 특성을 살려 베스트 앨범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하지만 고생해서 내놓은 음악이 빛도 못 본다거나 잊혀진다면 이처럼 아쉬운 일도 없다. 최근 논란이 된 ‘무한도전’과 같은 이벤트성 음원이 가요계에 영향을 미치는것도 마찬가지다. 씨엔블루의 타이틀곡 ‘아임 소리’는 음원 사이트에서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지만, 예상치 못한 ‘복병’이 나타나 가요 관계자들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우리도 재미있게 듣고 따라 불렀다. 그 때문에 우리 순위가 내려가 기분이 나쁘지는 않다. 어쨌든 대중은 좋아하는 음악을 찾아 듣는 거니까. 가수들이 연기하는 것도 그렇고, 정식 가수가 아닌 분들이 노래를 부른다고 해서 문제가 되는 세상은 아닌 것 같다. 최근 (박)명수 형을 만나서 ‘우리 앨범 나오는데 너무 센 거 아니에요?’라고 웃으며 말했다. 우리도 힘들게 준비했듯 그들도 그랬을 것이다. 개그맨이라는 이유로 노력하지 않았다고 볼 수 없다. 서로 장단점이 있다.”(정용화)
씨엔블루의 장점은 표현력이 풍부하다는 것이다. 단지 노래하고 악기를 연주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멤버 전원이 경험한 연기를 바탕으로 음악에 다양성을 추가했다. 이들은 드라마 ‘미남이시네요’와 ‘너에게 반했어’(정용화), ‘신사의 품격’(이종현), ‘넝쿨째 굴러온 당신’(강민혁), ‘내딸 서영이’(이정신) 등을 통해 연기자로도 입지를 다졌다.
“연기할 때는 미처 알지 못했는데, 인생에나 음악적으로 모두 도움이 된 것 같다. 멤버들 모두 연기를 하면서 무대에서 표현하는 것도 늘고, 자신감도 커진다. 하면 할수록 욕심이 생긴다. 멤버들이 제 역할을 할 때마다 뿌듯하다. 솔직히 몸은 고되고 힘들지만 정말 행복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