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백 메고 벤츠 몰고 화대로 80만원까지 받아경찰 “풀살롱 대체 신종수법” 알선 업주 수배… 12명 입건
17일 오후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한 특급호텔에서 성매매 혐의로 경찰에 붙잡힌 조모 씨(27·여). 서울시내 유명 사립대인 S대 출신이라 주장하는 그는 인터넷에 ‘연예기획사 소속. 일반 화류계 여성과 다른 품격’이라는 글을 올리며 자신을 홍보했다. 그녀는 임의동행 형식으로 경찰서에 올 때도 명품 가방을 메고 자신의 벤츠 C300 승용차를 타고 나타났다. ‘연예기획사 소속’이라는 직함을 붙인 뒤 성매매 비용을 보통보다 3, 4배 비싼 80만 원으로 정해도 손님이 끊이지 않았다. 성매수 남성들은 키가 크고 늘씬한 데다 성형수술로 외모를 가꾼 그녀를 보고 ‘연예인급’으로 생각했다.
성매매 장소도 ‘고품격’으로 골랐다. 조 씨가 소속된 성매매 업체는 일반 관광호텔이 아닌 강남의 7군데 특급호텔에서만 여성의 성을 팔았다. 이른바 ‘품격 있는 성관계’와 성매수자의 신분 보장을 명분으로 삼았다. 인터넷 카페 이름도 ‘강남 하이퀄리티’라고 붙이며 고급을 강조했다.
하지만 경찰 관계자는 “품격을 운운하지만 결국 단속을 피하기 위한 꼼수였다”며 “풀살롱 같은 성매매 전문업소들이 통째로 호텔 객실을 빌릴 경우 필요한 수억 원의 권리금을 아끼려는 속셈”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업체는 여행사나 호텔 예약사이트를 이용해 일주일 전에 미리 호텔을 예약하는 방법으로 객실료를 하룻밤에 15만 원 수준으로 깎았고, 객실 한 곳에서 하루에 2차례 이상 성매매를 하게 했다. 한 군데를 장기 이용하면 단속 위험이 있어 7곳을 번갈아 가며 이용한 것.
경찰 관계자는 “연예계를 들먹이며 일반 화류계 여성과의 차별화를 내세웠지만 자신의 몸을 상품화하고 쉽게 돈을 버는 성매매 본질에는 다를 바 없다. 오히려 바가지를 씌웠을 뿐”이라며 “대학을 졸업한 젊은 여성들이 명품과 성형에 빠져 몸을 파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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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