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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공사 구분 못하고 기득권에 급급… 헌재소장 자격없다”

입력 | 2013-01-23 03:00:00

■ 법조 원로들, 청문회 소감




법조계 원로 인사들은 21, 22일 열린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의 청문회를 지켜본 뒤 “헌법 가치를 수호하는 헌재의 수장으로 부적격하다”는 의견을 보였다. 특히 원로 법조인들은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란 지도층 인사에게 요구되는 높은 수준의 도덕적 의무와 사회적 책임을 말한다.

이 후보자를 지지했다는 한 보수 성향의 법조인은 22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기득권을 갖고도 공사 구분 못하고 ‘내 것 챙기기’에 급급한 모습을 보인 이 후보자가 헌재 소장이 된다면 계층 간 위화감이 심화될 수 있다”며 “불법 탈법이 드러나지 않았다고 해도 의연하게 자진 사퇴하는 것이 본인과 국가의 미래를 위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헌재 재판관 출신의 한 원로 변호사는 “연륜과 경험이 있는 보수 인사라면 의연한 모습을 보여줄 거라 기대했는데 청문회에서 위기를 모면하려는 궁박한 모습밖에 없어 실망했다”며 “관용차를 사적으로 이용하는 등 사익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면서 고위 공직자로서의 자격이 있는지 의구심이 들었다”고 했다.

법원장 출신의 한 변호사는 “고위 공직 후보자라면 진보와 보수를 떠나서 국민이 존경할 만한 태도와 처신을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며 “여러 의혹으로 국민의 반감을 산 이 후보자가 헌법 최고 해석기관인 헌재를 제대로 이끌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고위 법관 출신의 또 다른 변호사는 “국민은 이 후보자에게 양보하고 희생하는 지도자의 모습을 기대했을 텐데 그 기대가 무너진 것 같다”며 “이 후보자가 소장이 된다면 헌재가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을 판단할 때마다 오히려 국론 분열을 몰고 올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전지성 기자 vers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