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요충-자원부국 놓고 서방-中줄다리기
○ “중국인은 꺼져라”… 中 안절부절
중국 공산당 기관지 런민(人民)일보는 22일 “10억 달러(약 1조615억 원) 이상이 투자된 미얀마의 구리 광산 파업으로 중국 기업이 매달 200만 달러(약 21억 원)의 손실을 보고 있다”라고 전했다. 또 파업 현장에서 “중국인은 꺼져라” 등의 정치구호가 나온다. 이 신문은 “국제사회가 미얀마의 투자 환경을 우려한다”라고 비판했다. 중국의 대표 관영 언론으로서는 이례적인 미얀마 때리기다.
미얀마의 탈(脫)중국화 움직임은 중국이 적극 지원해 온 군부 정권이 2011년 퇴진하면서 본격화됐다. 테인 세인 민선 대통령은 중-미얀마 양국의 핵심 경협 사업인 미트소네 댐 건설을 환경 보호를 이유로 중단시켰다.
마찰음은 곳곳에서 들린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석유천연가스집단공사(CNPC)는 21일 “모든 것이 계획대로 된다면”이라는 전제 아래 5월 미얀마를 관통하는 석유 천연가스 파이프라인이 가동된다”라고 밝혔다. 약 1100km의 이 파이프라인은 미얀마의 항구와 중국 내륙의 윈난(雲南) 성을 연결하는 초대형 프로젝트. 중국으로서는 원유와 천연가스의 수송 거리가 무려 1200km 줄어든다. 양국 경협의 대표적 성과이지만 완공을 앞둔 현재 축하 분위기는 별로 없다.
SCMP는 “‘모든 것이 계획대로 된다면’이란 가정은 25억 달러(약 2조6537억 원)가 투자된 이 프로젝트가 여전히 불확실하다는 것을 보여 준다”라고 평가했다.
○ 미얀마-中 틈을 비집는 강대국들
인도 국방장관은 21일 미얀마를 방문해 양국 군사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만모한 싱 인도 총리는 지난해 5월 인도 총리로는 25년 만에 처음으로 미얀마를 방문했다.
버락 오마바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현직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미얀마를 찾았다. 2011년 이후 양국은 △상호 대사 파견 △미얀마 제재 일부 완화 △아웅산 수치 여사의 미국 방문 △세인 대통령의 미국 최초 방문 등 빠르게 관계를 정상화하고 있다.
홍콩 중핑왕(中評網)은 “미국이 미얀마 끌어안기에 성공한다면 남아시아의 정치 지형은 근본적인 변화를 겪을 것”이라며 “중국과 관계가 좋은 주변 국가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베이징=이헌진 특파원 mungchi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