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070’ 번호 ‘02’로 바꿔 보이스피싱 등 범죄조직에 제공한 통신사 대표

입력 | 2013-01-23 10:31:00

"보이스피싱 피해자들 '070'은 안 믿어 '02'로 변조"




보이스 피싱 등 중국 사기조직에 발신번호 변조 서비스를 제공한 혐의(사기 방조·전기통신사업법 위반)로 대리점 운영자 A(39)씨가 구속되고 별정 통신사 대표와 직원 3명이 불구속 입건됐다. 이 때문에 피해자들은 40억원 상당을 사기 당한 것으로 추산된다.

광주지방경찰청 수사 2계는 23일 A씨 등이 '070'으로 시작하는 인터넷 전화번호를 '02'로 바꾸고서 해당 번호 3000여 개를 중국에 있는 전화사기 조직 등에 제공하고 4500여만 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사기범들은 이들로부터 변조된 전화번호를 받아 보이스피싱, 대출사기, 성매매를 미끼로 하는 속칭 '조건만남' 사기범죄 등에 이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피해자들이 인터넷 전화번호보다 일반번호 형식을 더 신뢰하는 점을 악용했다.

A씨 등이 중국의 3개 범죄 조직에 제공한 것으로 보이는 번호로 현재까지 600건 가량, 40억원 상당의 사기 피해가 발생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청, 검찰청, 금융감독원 전화번호와 비슷하게 하거나 기관 대표 ARS 번호(02-15XX, 02-16XX) 형식으로 변조된 인터넷 전화번호를 받아 실제로는 중국에서 걸려왔다 해도 발신번호만 봐서는 서울에서 걸려온 것으로 속게 한 것이다.

전화사기범들은 3~6개 회선 가운데 하나를 일반 번호 형식으로 바꾼 뒤 피해자들이 해당 번호로 전화하면 착신 연결된 다른 전화로 통화한 것으로 조사됐다.

별정 통신사는 KT, SK텔레콤, LG텔레콤 등 기간 통신사로부터 회선을 임대해 가입자를 모집하고 자체적으로 요금을 부과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대리점을 통해 인터넷 전화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전화번호를 지정할 수 있도록 대리점에 권한을 줘 A씨 등은 손쉽게 전화번호를 생성하고 변조할 수 있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실제 사기행각을 벌인 범죄 조직을 쫓고 있다.

<동아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