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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뉴 캠리, 알티마, 어코드… 신선한 삼총사의 쿨∼한 바람

입력 | 2013-01-24 03:00:00

일본 새로운 중형 패밀리세단 3종 정밀분석




“대체 뭘 사면 좋을까요?”

신차 구매 대기자들의 행복한 고민이 부쩍 늘어났다. 수입차업체, 특히 일본 자동차업체들이 한국 시장에 대표 중형세단을 잇달아 내놓으면서다. 고민의 대상은 도요타의 ‘뉴 캠리’와 닛산 ‘뉴 알티마’, 혼다의 ‘뉴 어코드’다.

이들 차량은 표면만 놓고 비교할 때 서로를 많이 닮았다. 가격대와 성능 면에서는 큰 차이를 찾기가 어렵다. 경쟁이 가장 치열한 ‘3000만 원대 중형차 시장’을 놓고 자웅을 겨룬다. 가장 큰 공통점은 가격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미국에서 생산된 모델을 수입한 ‘Made in USA’ 일본차라는 점이다. 3∼5인 가족을 위한 전형적인 ‘패밀리 세단’이다.

동아일보는 소비자들의 선택을 돕기 위해 일본 대표 중형세단 3개 차종의 장단점을 자세히 비교 분석했다. 기준은 가장 대중적인 배기량 2.4∼2.5L급. 국산 준대형 세단과 비슷한 가격대로 소비자들의 관심이 쏠리는 제품군이다.

전통의 강자, 도요타 ‘뉴 캠리’


도요타의 대표 중형 세단인 뉴 캠리의 성격은 명확하다. 1983년 최초 모델이 출시된 이래 30년간 1400만여 대가 팔린 캠리는 도요타의 대중성을 엿볼 수 있는 대표적인 차다. ‘최대한 많은 운전자를 만족하게 할 수 있는 차’를 지향한다. 정숙성 측면에서는 상대적 우위에 있다. 시속 100km 이상의 속도로 달리면서도 차분한 목소리로 대화가 가능한 수준이다. 유행을 타지 않는 무난한 디자인은 오랫동안 두고 봐도 질리지 않는다.

주행감은 비교 대상인 3개 차종 중 가장 무난하다. 과속방지턱을 부드럽게 넘어가고 시속 150km까지 속도를 내는 데 어려움이 없다. 안락하고 불편함이 없는 ‘패밀리 세단’이라 할 수 있다.

안전성 측면에서도 비교 우위다. 차 안에 총 10개의 에어백을 달았다. 운전자의 체형과 위치를 가늠해 팽창하는 정도를 조절하는 ‘어드밴스드 에어백’이다. 국내 도로 상황에 맞춰 LG전자와 공동 개발한 ‘한국형 내비게이션’은 편리함을 더한다.

스트레스가 없는 쾌적함. 캠리의 최대 장점이다. 운전 재미는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지나치게 무난하다는 평가도 받는다. 선택의 기로는 여기에 있다. ‘가족을 위한 편안한 이동수단’을 찾는다면 캠리는 정답에 가장 가까운 차다.

공인 연비는 L당 11.5km. 경쟁 차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지만 실제 주행에는 큰 차이가 없다. 가격은 3370만 원. 연비를 중시하는 소비자라면 전기모터와 엔진을 번갈아 사용해 L당 16.4km를 주행하는 ‘캠리 하이브리드’(4260만 원)에도 관심을 가져볼 만 하다. 3월에는 3.5L급 6기통 엔진을 장착한 모델이 출시된다.

숨겨진 매력, 닛산 ‘뉴 알티마’


유독 한국 시장에서 힘을 못 쓰는 차가 닛산의 중형 세단인 뉴 알티마다. 1993년에야 최초 모델이 출시된 후발주자이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숨겨진 매력을 찾을 수 있다.

알티마의 설계에서는 닛산 엔지니어들의 근성이 보인다. 무난함이 미덕인 패밀리 세단임에도 달리고, 돌고, 서는 자동차의 본질과 타협하지 않겠다는 고집이다. 기본은 역시 평범한 이동수단으로서의 용도에 무게를 두고 있지만 마음먹고 차를 몰아붙이면 운전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일상적인 주행 중에도 종종 ‘잘 만든 차’라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운전자의 체중이 좌우로 쏠리는 현상을 완화해 주는 알티마 특유의 ‘저중력 시트’는 개발자의 노력이 잘 드러난다. 닛산이 자랑하는 완성도 높은 무단변속기(CVT)의 작동감도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다. 국내 운전자들이 유독 민감하게 느끼는 변속 충격이 거의 없다. 연비는 경쟁 차종 중 가장 높은 L당 12.8km를 주행한다. 안락함과 역동적인 주행성능 사이의 균형점을 찾고 싶은 운전자들에게 추천한다. 가격은 3370만 원.

호쾌함이 일품, 혼다 ‘뉴 어코드’


도요타가 여성적, 닛산이 중성적이라면 혼다는 남성적인 이미지가 강한 브랜드다. 모터사이클 분야에서 강점을 갖고 있는 혼다는 자동차에서도 역동성을 강조한다. 어코드는 1976년 최초 모델이 출시돼 경쟁 모델 중 가장 오랜 역사를 갖고 있다. 경쟁 모델보다 높은 성능을 추구하는 개발 방향을 유지해 오고 있다.

혼다는 전통적으로 고회전 엔진을 지향한다. 쉽게 말해 엔진을 최대한 쥐어짜내며 차를 움직이게 하는 특징을 갖고 있다. 패밀리 세단인 어코드도 마찬가지다. 빠른 응답성과 경쾌한 가속능력이 이 차의 자랑이다.

어코드는 경쟁 모델에 비해 배기량이 100cc가량 낮지만 최고출력은 가장 높은 188마력이다. 차의 순간 가속능력이 가장 높아지는 시점 또한 가장 빠르다. 엔진을 빠르게 돌리면 연료소모량이 클 것이라는 생각이 들기 쉽지만 연비는 L당 12.5km로 높은 수준이다.

가속페달을 힘주어 밟으면 엔진 회전수를 나타내는 계기반의 바늘이 빠르게 요동친다. 엔진 소리도 비교적 거칠다. 성능을 중시하는 운전자라면 기분 좋게 들을 수 있는 수준이다. 승차감은 단단하다. 노면의 충격을 인위적으로 걸러내지 않는다. 무단변속기의 성능은 무난하다. 6단 변속기를 장착해 운전 재미에 좀더 무게를 두었으면 이 차의 지향점이 더욱 명확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차체의 외관상 크기는 비교 대상 중 가장 크다. 이 차가 지향하는 당당한 느낌을 연출하기 위한 설계다. 실내공간은 큰 차이가 없다. 가격은 3250만∼3490만 원. 패밀리 세단에서도 호쾌함을 느끼고 싶은 운전자에게 제격이다.

이진석 기자 gen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