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판대장’ 오승환(삼성)은 3월 열리는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하는 국가대표팀 불펜의 핵이다. 대표팀은 투구수 제한이라는 제약을 불펜 활용 극대화로 돌파한다는 전략이다. 스포츠동아DB
양상문 WBC 수석-투수코치의 핑크빛 전망
WBC 선발투수 라운드별 투구수 5개씩 줄어
류현진 등 선발 빅3 빠진 한국엔 되레 유리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의 숨은 변수는 ‘투구수 제한’이다. 2006년 제1회 WBC에서 1라운드 65구∼2라운드 80구∼준결승 이상 95구가 선발투수의 한계투구수였다. 2009년 제2회 WBC에선 1라운드 70구∼2라운드 85구∼준결승 이상 100구로 늘어났다. 그러다 2013년 제3회 대회를 앞두고 이 기준은 1라운드 65구∼2라운드 80구∼준결승 이상 95구로 다시 제한이 강화됐다. 불펜투수가 50구 이상을 던지면 4일, 30구 이상 던지거나 30개 이하로 던지더라도 연투를 하면 하루를 무조건 쉬어야 하는 제약도 존재한다. 이 같은 투수보호 규정이 올해 제3회 WBC에 출전하는 한국대표팀의 투수운용에 있어 과거에 비해 실보다는 득이 더 많을 것이란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끝판대장’ 오승환(삼성)을 필두로 막강 불펜을 보유했기 때문이란 근거에서다. 현 WBC 대표팀의 수석·투수코치이자 제2회 WBC 당시 투수코치로 대표팀의 준우승에 기여한 양상문 코치 역시 23일 “머리가 아프지만 한국에 유리한 구조”라고 평가했다.
‘불펜 필승조’ 잘 운용하면
○한국이 왜 유리한가?
양상문 WBC 수석·투수코치. 스포츠동아DB
○투구수 제한 최대한 활용하기
양상문 코치는 “대만 캠프에 들어가서 투수들의 컨디션을 보고 보직을 결정하겠다. 구위에 따라서 경기별로 투수들의 등판순서를 정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큰 틀이 그렇다는 얘기이지, 단기전이자 국제전인 WBC의 속성상 변칙적인 마운드 운용은 불가피하다. 따라서 WBC에선 감독과 투수코치의 순발력과 호흡이 아주 중요하다. 제2회 대회에서 김인식 감독을 보좌했던 양 코치는 “가령 A투수가 불펜 필승조라 치자. 이 투수의 투구수를 보호해줘야 내일도 쓸 수 있다. 그러나 A투수의 구위가 아주 좋고, 오늘 경기가 반드시 잡아야 할 상황이라면 다음날 안 쓸 생각을 하고 투구수를 늘릴 수 있다”고 경험담을 들려줬다. 투구수 제한에 접근하면 감독에게 잊지 않고, 꼬박꼬박 보고하는 것도 사소하지만 꼭 필요한 절차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트위터@matsri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