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두자릿수 승수·신인왕 두 토끼 사냥”

‘올 시즌을 마치고 웃으며 돌아올게요.’ LA 다저스 류현진이 23일 미국 출국에 앞서 취재진 앞에서 환하게 웃으며 포부를 밝히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 @bluemarine007

LA 다저스행 비행기 타는 류현진

맞혀잡기보단 전력피칭으로 삼진 승부
긴 이동거리·짧은 등판간격 체력 중요

WBC 불참 아쉬워…윤석민 형 잘할 것
이번 시즌 마치고 웃으며 돌아올게요

“연말에 다시 돌아올 때도 이렇게 취재진이 많았으면 좋겠네요. 꽃다발도 많았으면 좋겠고요.” LA 다저스 류현진(26)이 배시시 웃었다. 23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 LA로 떠난 그는 출국 인터뷰에서 “(지난해) 11월에 (입단계약을 위해) 출국할 때는 결과물을 가지러 가는 입장이었다. 이제는 내가 결과물을 내야 한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무거워졌다”며 “지금부터가 중요하다. 가서 좀더 열심히 몸을 만들어서 나중에 좋은 모습으로 다시 한국에 들어오고 싶다”고 밝혔다. 금의환향하고 싶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신인왕 도전! “탈삼진도 많이 잡겠다”

류현진은 명실상부한 한국프로야구의 에이스였다. 스스로도 ‘내가 좋은 본보기가 돼야 한다’는 책임감이 남다르다. 그만큼 목표도 당당하게 잡았다. 그는 “두 자릿수 승수라는 목표에는 변함이 없다. 방어율을 최대한 낮추고 싶고, 첫 해이니 꼭 신인왕을 차지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7년간 5번이나 탈삼진왕에 올랐던 류현진이니, 미국에서도 ‘특기’는 발휘할 생각이다. 물론 이유도 있다. “미국 타자들은 힘이 좋아서 맞혀 잡는 건 조심해야 할 것 같다. 최대한 공을 낮게 던지고, 처음부터 전력피칭을 해서 삼진을 잡겠다”고 설명했다.

○부담감 토로, 해법은 ‘한국에서 하던 대로’

걱정이 없다면 거짓말이다. 특히 한 시즌에 162경기를 치르게 된 것은 적지 않은 변화다. 직접 몸으로 겪으며 적응해야 한다. 류현진은 “가장 큰 걱정은 등판간격이다. 미국(4일 휴식 후 등판)은 한국보다 하루 빠르기 때문”이라며 “경기수가 많고 이동거리가 길기 때문에 체력이 중요한 것 같다. 한국에서도 체력훈련 위주로 운동했다”고 털어놓았다. 또 “처음으로 낯선 곳에 가기 때문에 적응을 빨리 해야 할 것 같다. 다른 선수들과 빨리 친해져야 할 텐데 얼마나 걸릴지 모르겠다”며 “부담을 빨리 떨치는 게 중요하다. 한국에서 하던 대로 하면 금방 괜찮아질 것 같다”고 덧붙였다.

○추신수 약점? “모르지만 안타는 안 맞아”

류현진과 추신수(31·신시내티)의 한국인 빅리거 투타 맞대결은 국내 야구팬들에게 큰 관심사다. 류현진은 “아직 신수 형의 약점은 모르겠다. 안타는 못 치게 만들고 싶다”며 장난스럽게 웃었다. 또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불참하게 된 데 대해 “내년에 열렸다면 꼭 나갔을 텐데 아쉽다. 윤석민(KIA) 형이 에이스 역할을 잘해줄 것이라고 믿는다”고 응원했다. 류현진은 LA에서 개인훈련을 통해 몸을 만든 뒤 다음달 2일(한국시간) 애리조나로 이동해 스프링캠프를 준비할 예정이다. 다저스의 스프링캠프는 다음달 13일 시작된다.

인천국제공항｜배영은 기자 yeb@donga.com 트위터 @goodgo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