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경선 빚 267억원 완납후원금 모금-이벤트 개최 등… 남편 빌 클린턴이 일등공신
힐러리 장관이 2008년 민주당 경선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경쟁하면서 진 선거 빚 2500만 달러는 미국 경선 사상 최다 액수였다. 반면 오바마 대통령은 그해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하고도 약 3000만 달러의 자금이 남았다. 이 때문에 오바마 대통령이 당내 경선에선 패했지만 정식 본선에선 자신을 적극 밀어준 힐러리 장관에게 ‘보은’하기 위해 빚을 대신 갚아줄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하지만 실제 오바마 대통령은 이 빚을 갚아주지 않았다. 오바마 지지층 내에서 경선 때 오바마 대통령을 비난하느라 쓴 돈을 왜 갚아줘야 하느냐는 비판도 나왔다. 그 대신 오바마 대통령은 힐러리 장관을 도와주라는 몇 번의 지지 발언은 해주었다.
힐러리 장관의 빚을 갚기 위해 제일 수고한 사람은 남편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 공직자로 모금활동을 할 수 없는 아내를 대신해 클린턴 전 대통령은 지지자들에게 후원을 당부하는 e메일을 지속적으로 보냈다. 또 매년 5달러 이상의 후원금을 보내준 사람 중 한 명을 선정해 뉴욕에서 야구경기나 공연 등을 보면서 하루 동안 자신과 보낼 수 있는 이벤트도 꾸준히 열었다.
이 부부의 4년이 넘는 각고의 노력 끝에 힐러리 장관은 국무장관직 사퇴를 앞두고 드디어 빚더미에서 해방됐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