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올해 20억 들여 대북지원-교류사업
인천시가 프로축구 인천 유나이티드와 함께 2011년 중국 단둥에 세운 축구화 공장 내부. 한중 합작법인인 윈난시광(雲南西光)무역유한공사가 운영하고 있으나 최근 북한 근로자들이 체불 등을 이유로 모두 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아일보DB
23일 시에 따르면 올해 인도적 지원과 개발 지원, 체육, 사회·문화교류 등 4개 분야로 나눠 10개 사업을 벌일 계획이다.
우선 북한 영·유아와 임산부 등을 위해 2억 원을 들여 식품과 생필품을 보내기로 했다. 말라리아 방역을 위한 방역 물품 및 예방약품도 지원한다. 수해나 재난이 발생할 경우에 대비한 구호물품으로 옥수수와 밀가루 등을 비축해 놓을 방침이다. 이에 앞서 시는 2007∼2010년 3차례에 걸쳐 9억 원어치 옥수수 1만700t을 지원했다.
하반기에는 서해 북방한계선(NLL) 일대 해상과 서해 연안 접경지역에 남북이 공동으로 꽃게와 넙치 치어를 방류하고 수산물 양식기술을 이전하는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2014년 인천 아시아경기대회의 평화적 개최를 위해 대학생 체육교류 사업을 추진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7월경 인천지역 대학교 운동부 지도자와 선수를 평양이나 제3국에 파견해 합숙훈련을 통해 기량을 향상시키고 기술을 전수한다는 것이다.
남북 동질성 회복을 위해 강화도와 개성을 잇는 역사문화 탐방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고려시대 역사와 문화를 공동 연구하는 사업도 추진할 계획이다. 남북에서 고려사를 연구하는 학자와 대학생 등이 참가해 바닷길을 이용해서 유적을 탐방하게 된다. 개성지역에 남아 있는 사찰을 발굴하고 복원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하지만 인천지역 시민단체는 시가 추진하는 교류사업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특히 송영길 시장이 주도한 첫 대북사업인 축구화 공장이 부실하게 운영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는 2011년 중국 랴오닝(遼寧) 성 단둥(丹東)에 설립한 축구화 공장을 세웠다.
시가 2004년 창단한 프로축구단 인천 유나이티드와 5억 원을 공동 출자한 이 공장은 당초 평양에 세울 계획이었으나 2010년 천안함 폭침 사건이 발생한 뒤 정부의 대북 제재 조치에 따라 단둥으로 옮겼다. 이 공장에는 수제 축구화 제조법을 가르치는 한국인 기술자 2명과 북한 근로자 25명이 근무하며 연간 3만 켤레를 생산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인천연대는 “지난해 10월 8일 인천 유나이티드가 축구화 1000켤레를 구입하는 대금으로 공장에 1억 원을 보냈지만 아직까지 축구화는 납품되지 않았다”며 “축구화가 도착하더라도 이 공장에서 생산된 것인지 믿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3월 인천축구전용구장 개장 기념으로 시민에게 판매된 축구화 가운데 일부가 이 공장 제품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는 것이다.
또 공장 설립에 투자한 인천 유나이티드가 다시 축구화 구입비로 1억 원을 보낸 것은 실제로는 운영비를 지원한 것 아니냐는 주장이 나온다. 현재 북한 근로자들은 임금을 받지 못해 모두 철수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광호 인천연대 사무처장은 “시가 공장 운영 실태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모든 대북사업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