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여년 전 가족과 헤어진 뒤 노숙…휴대전화 저장번호 7개뿐
60대 노숙자가 병원 응급실에서 치료를 받다가 스스로 목을 매 숨졌다.
24일 인천 중부경찰서에 따르면 23일 오전 4시 17분께 인천시 동구의 한 병원 응급실에서 A씨(67)가 천장에 달린 수액 거치대에 전선을 연결,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병원 직원과 간호사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의 조사결과 평소 고혈압, 당뇨 등 지병을 앓던 A씨는 사고 전날 인천의 한 여인숙에서 술을 마신 뒤 통증을 호소했고, 여인숙 주인에게 119구급차를 불러 달라고 요청해 이 병원 응급실로 옮겨졌다.
병원의 한 관계자는 경찰 조사에서 "자정이 되면 응급실 입구 쪽은 형광등을 켜 놓지만 안쪽의 임시 병상실은 불을 꺼 둔다"고 진술했다.
20여년 전 부인과 이혼한 A씨는 5명의 자녀와도 연락을 끊은 채 서울 영등포 일대에서 오랜 기간 노숙 생활을 해 온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A씨의 휴대전화에 등록된 전화번호는 단 7개뿐이었으며 이 번호들 중 하나가 셋째 아들의 것이었다고 밝혔다.
둘째 아들은 "어릴 때 어머니와 함께 집을 나온 이후 아버지와 연락이 닿지 않았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동아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