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부활한 재형저축, 성패 가를 열쇠는 ‘금리’

입력 | 2013-01-25 03:00:00

이르면 2월말 출시 예정… 특판예금보다 높은 年 4%대, 7년이상 유지해야 비과세




“근로자들이 목돈을 마련할 수 있도록 만든 재형저축이 선보인 지 1년 만에 3300억 원의 계약액을 올려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 재형저축 실적이 이처럼 좋은 것은 금리가 2년제 연 25.7%, 3년제 26.8%, 5년제 31.1%로 일반 적금 금리의 2배에 이른다는 점 이외에 금융기관이 대대적인 유치운동을 벌인 데 힘입은 것이다.”

이는 본보 1977년 4월 8일자 기사의 일부다. 1976년 도입된 근로자 재산형성저축(재형저축)은 높은 금리와 이자소득세 비과세 혜택으로 인기를 누렸으나 1995년 폐지됐다.

18년 만에 부활하는 재형저축은 이르면 2월 말, 늦어도 3월에는 상품 가입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은 정부가 소득세법 시행령·시행규칙을 조만간 확정하기로 한 데 따라 재형저축과 관련한 공통 약관 제정 작업에 착수한 상태다.

은행권이 공통으로 표준 약관을 마련하면 각 은행이 개별 약관과 금리 수준을 결정하게 된다. 은행권은 약관을 정한 후 전산 작업을 거쳐 본격적으로 상품을 판매할 계획이다.

아직 상품이 나오지 않았지만 은행 창구로 재형저축 판매 시기를 묻는 문의가 꾸준하다. 인터넷의 각종 재테크 카페에도 재형저축에 대한 질문들이 지속적으로 올라오고 있다.

가입을 고려하는 이들의 가장 큰 관심사는 역시 금리 수준이다. 아직 은행들은 재형저축의 금리를 정하지 않았으나 기존 특판 예금 금리 수준이 되거나 이보다 다소 높을 것이라는 게 전반적인 의견이다.

최근 은행들이 선보인 특판 예금 금리가 연 3.5∼3.6%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재형저축 금리는 연 4%대가 될 것으로 전망하는 이가 많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리가 높아야 재형저축 부활의 효과가 클 텐데 현재 시중금리가 워낙 낮은 데다 역마진 우려도 있어서 금리를 높이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고객들의 기대보다 금리가 낮으면 출시 전 뜨거웠던 관심이 실제 가입으로 이어지기 힘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시중 예·적금보다 금리가 조금 높더라도 4%대의 금리로 7년 이상 자금이 묶이는 것을 선호할 고객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올해부터 비과세와 세금공제 혜택이 없어진 장기주택마련저축 대신에 재형저축으로 갈아타려는 이들 중 일부는 ‘총급여 5000만 원 이하’라는 가입 조건에 맞지 않아 포기하기도 한다.

은행권 상담사들은 “금리 수준이 1970, 80년대만큼 높지는 않지만 7년 이상 유지하면 최대 10년까지 비과세 혜택을 주는 상품이 매력적인 건 분명하다”고 입을 모았다.

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