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태평양서 남으로 남으로… 가덕도 지날때 최고의 맛
임금에게 진상했다는 가덕대구. 겨울이 제철이지만 1월은 금어기라 어획량은 12월의 5%에도 미치지 못한다. 대구탕은 시원한 맛으로 애주가의 사랑을 받는 겨울철 별미다. 부산=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어이∼ 자, 헤이∼ 야, 알(암컷) 4만3000원에 11번이요∼ 곤(수컷) 8만 원에 77번이요….” 펄떡거리는 물고기 앞에서 경매사의 경쾌한 목소리는 싱싱한 대구를 차지하려는 상인들의 손놀림과 묘한 조화를 이뤘다. 활어 경매 현장이다.
이날 가덕대구 물량은 유난히 적었다. 60cm 이상 중급 수컷이 10만 원에 낙찰됐다. 비슷한 크기의 암컷은 4만, 5만 원 선. 오전 8시경 경매는 끝났다.
시원한 맛으로 애주가의 사랑을 받는 겨울철 별미는 역시 대구탕. 걸쭉하면서도 맑은 맛이 혀에 척 감기면 “음…” 하는 탄성이 절로 나온다. 대구탕의 특별한 맛을 좌우하는 건 이리, 즉 정소다. 탕 속에 내장처럼 보이는 것이 이리다. 수컷 대구 가격이 암컷에 비해 배 이상 비싼 것은 이 때문이다.
“숙취 해소에는 가덕대구가 제일입니다. 가덕대구는 일정한 결에 부드러우면서도 질감이 있지요. 수컷 대구 이리가 들어가야 구수한 맛까지 더합니다.” 이맘때면 대구탕으로 월평균 수천만 원의 수입을 올린다는 용원항 충무횟집 정혁 사장(50)의 가덕대구 예찬론이다. 부산과 경남에서 이름난 대구탕집 맛의 비결은 한결같이 ‘싱싱함’과 ‘불(火) 세기’를 꼽았다.
대구는 북태평양에서 사할린, 포항 앞바다를 거쳐 오는 회귀성 어종. 포항 근해를 지나면서 맛이 들기 시작해 가덕도까지 와야 비로소 제맛이 난다. 12월부터 2월까지 산란을 위해 가덕도 부근을 찾을 때가 맛이 가장 좋다. 김영일 가덕도 동선어촌계장(68)은 “가덕도 일대는 해수와 담수가 교차하고, 물살과 파도가 세 대구 육질이 좋은 것 같다”며 “다이어트는 물론이고 고혈압 등 성인병 예방에 좋다”며 가덕대구를 자랑했다.
대구는 아가미에서 내장까지 버릴 게 하나 없다. 겨울 찬바람에 잘 말린 대구포도 맛이 일품이다. 대구뽈찜은 저녁밥상 밥도둑 메뉴로도 그만이다. 원래 회로는 잘 먹지 않지만 요즘에는 대구회를 즐기려는 사람도 적지 않다. 내장젓, 알젓, 대구장아찌까지 등장했다.
부산=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