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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동 꺼! 반칙운전]“음주운전은 범죄… 신고하면 보상금”

입력 | 2013-01-25 03:00:00

제주 2012년부터 30만원 지급




“경찰 아저씨, 앞에 가는 차가 지그재그로 다니면서 중앙선을 넘나들어요. 큰 사고 날 것 같아요.”

11일 오전 1시 14분 음식점에서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오빠(24)가 운전하는 차를 타고 가던 A 씨(19)의 다급한 목소리가 112신고센터로 걸려왔다. 경찰이 현장에 도착하는 사이 앞서 가던 차는 길가에 세워진 차량을 들이받고 멈췄다.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차량 운전자 김모 씨(26)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취소에 해당하는 0.104%로 측정됐다.

제주지방경찰청은 최근 A 씨에게 신고보상금 30만 원을 지급했다. A 씨는 “그 차량 앞에 보행자가 있었다고 생각하면 지금도 아찔하다”며 “사고를 막기 위해 신고했는데 보상금까지 받을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보상금 지급은 경찰청이 마련한 ‘범죄 신고자 등 보호 및 보상에 관한 규칙’에 따른 것이다. 통상 강도·절도 등의 범죄 신고에 보상금을 지급해 왔기에 음주운전을 적발한 시민에게 보상금을 준 것은 이례적이다. 음주운전 신고는 보상금 지급 대상에 포함돼 있진 않지만 제주경찰은 ‘경찰청장이나 지방경찰청장이 특별히 인정한 경우’라는 규정을 적용했다. 이에 따라 음주운전 신고 보상금 지급은 전국에서 제주지역에서만 적용된다.

제주경찰은 음주운전 신고에 대한 보상금 지급을 지난해 11월부터 시작했다. 음주운전은 자신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을 해치는 범죄 행위나 다를 바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장전배 제주지방경찰청장은 “음주운전을 뿌리 뽑으려면 경찰만의 노력으로는 부족하고 도민 모두가 생명을 위협하는 ‘공공의 적’이라는 의식을 공유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찰은 지금까지 6명에게 30만 원씩 보상금을 지급했다.

제주=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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