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북 공조 다지는 한미美 고위관계자 잇단 방한… 美 “남북관계 진전 없이는 북-미관계 개선도 없을 것”
임성남 외교통상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오른쪽)과 글린 데이비스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24일 외교부에서 북한의 핵실험 위협 등에 대해 논의하기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 벽에는 북한 영변 핵시설 현황 액자가 걸려 있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글린 데이비스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24일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통상부 청사에서 임성남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만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명시된 대북 제재의 이행 및 북한의 도발 시 대처 방안 등을 논의했다. 양측은 북한에 대화의 길도 열려 있다는 메시지를 보내 핵실험을 저지해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이를 반영하듯 데이비스 특별대표는 회담 후 가진 약식 기자회견에서 “미국은 진정성 있고 신뢰할 북한과의 협상의 문을 열어놓고 있다” “미국은 북한이 평화의 길을 선택한다면 손을 내밀 것”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특히 그는 “지금은 북한이 한반도의 긴장을 고조시킬 때가 아니고 외교적 해법을 찾으려는 미국과 한국의 새 정부와 함께 주어진 기회들을 잡아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또 그는 “남북 관계의 진전 없이는 북-미 관계 진전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전날인 23일 박근혜 당선인 측 외교안보 인사들과 만나 박 당선인의 남북대화 개선 의지를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앞서 16일에는 커트 캠벨 국무부 차관보와 대니얼 러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 마크 리퍼트 국방부 차관보, 제임스 줌월트 국무부 선임차관보가 방한했다. 이들은 미 정부 대표단의 자격으로 박 당선인을 예방해 대북정책을 조율하고 외교부 당국자들과는 북핵 문제를 비중 있게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미 국무부는 북한의 핵실험 위협에 대해 공식적인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23일(현지 시간) 빅토리아 뉼런드 미 국무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 자체를 하지 않았고 북핵과 관련해 공식적인 논평도 나오지 않았다. 미 언론들도 북한 국방위원회가 24일 핵실험을 구체적으로 언급한 뒤에야 관련 보도를 내놓기 시작했는데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국방위 성명)은 판에 박힌 과장법(typical hyperbole)”이라고 평가했다.
이정은 기자·워싱턴=신석호 특파원 light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