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와 대화 유지 신경 쓴 듯… 12월 발사땐 아무런 접촉없어
북한이 지난해 4월 장거리 로켓(미사일) 발사를 앞두고 ‘핵실험은 하지 않겠으니 로켓 발사를 양해해 달라’는 메시지를 여러 차례 미국에 보냈던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의 고위 당국자는 24일 “당시 북한은 ‘2·29 북-미 합의’를 유지하려고 애쓰는 흔적이 역력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지난해 2월 29일 체결된 이 합의의 뼈대는 미국이 북한에 24만 t의 식량을 지원하고 북한은 핵실험 및 장거리 미사일 발사, 영변 우라늄 농축활동을 중단하는 것이다.
북한이 핵실험과 로켓 발사를 분리해 미국과 모종의 거래를 시도했던 사실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로켓 발사 직후 국제사회에서 ‘북한이 핵실험 등 추가 도발할 때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회부하자’는 의견이 비등하자 북한 외무성은 5월 22일 “우리는 처음부터 핵실험 같은 군사적 조치를 예견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북한 측으로서는 ‘그래서 우리가 로켓 발사를 양해해 달라고 하지 않았느냐’는 뜻을 담은 것이다. 당시에는 이 표현의 의미가 파악되지 않았다.
지난해 12월 2차 로켓 발사를 앞두고는 그해 4월과 같은 사전 협상 제의가 없었다. 정부 관계자들은 “지난해 4월과 비교할 때 이번에는 핵실험 강행 계획을 이미 세워놓고 있는 것이 아닌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23일 외무성 성명, 24일 국방위 성명을 통해 3차 핵실험 위협의 수위를 높여가고 있는 것이 그런 추측을 뒷받침한다는 것이다.
조숭호 기자 sh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