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정치인생 15년 동안 각종 인연을 맺었지만 국무총리 후보자로는 짧은 4개월 동안 ‘굳은 신뢰’를 쌓은 김용준 인수위원장을 선택했다.
예전에도 두 사람이 만난 적은 있다.
2009년 1월 15일 법률소비자연맹이 수여하는 ‘제2회 대한민국 법률대상’ 시상식에서 박 당선인은 입법 부문, 김 후보자는 사법 부문 법률대상을 수상했다.
김 후보자는 대선 때 박 당선인의 대선 외곽조직인 ‘충청미래정책포럼’ 고문을 맡았다. 포럼 관계자는 “김 후보자의 부친 고향이 충남 부여이고 부여지역구 의원 출신이자 포럼 대표였던 고 김학원 의원과의 친분 때문에 합류했다”며 “포럼 창립 취지인 충청 발전에 공감한 것이지 당선인 선거운동 때문에 합류한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두 사람이 업무상 인연을 맺은 건 지난해 9월부터다. 당시 대선기획단은 선거대책위원회에 영입할 인물 리스트를 작성하면서 김 후보자를 떠올렸다. 당시 대선기획단 관계자는 “상징성 있는 인물 중 민주당이 영입할 만한 인물을 검토하다가 김 후보자를 찾게 됐다”며 “그는 사회 통합과 소수자 배려 차원에서 영입 최우선순위 중 한 명이었다”고 말했다.
이주영 정책기획단장은 김 후보자가 포함된 영입 리스트를 박 당선인에게 보고했다. 당선인은 리스트를 검토한 뒤 김 후보자를 선대위원장 후보로 지명하고 접촉을 지시했다. 접촉 창구로는 판사 시절 인연이 깊은 황우여 대표가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김 후보자는 선대위원장이었지만 전면에 나서거나 직접 유세를 다니는 스타일은 아니었다. 선대위 회의를 주재하면서도 거의 말이 없었다고 한다. 당시 한 선대위 관계자는 “김 후보자에게 주기적으로 여론조사 결과를 보고해도 ‘나는 정치를 잘 모르니 여러분이 잘 좀 해 달라’며 별 말씀이 없었다”고 말했다.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