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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일곱살 탈북 꽃제비 진혁이, 혹한 견디는법 묻자…

입력 | 2013-01-26 03:00:00

12월달 탈북… 채널A 방송 소개, 中→동남아 거쳐 이번주초 입국




이달 초 종합편성TV 채널A의 다큐멘터리 ‘특별취재, 탈북-강을 건넌 사람들’에서 “한국에 가면 고기와 오이가 먹고 싶다”고 해 시청자들의 심금을 울렸던 일곱 살 꽃제비 김진혁 군. 채널A 화면 촬영

꼬질꼬질 때가 낀 점퍼 차림으로 북한 장마당 한구석에 쪼그리고 있던 일곱 살 소년 꽃제비. 영하 25도까지 떨어지는 혹한을 견디는 방법을 묻자 “그냥 울어요”라면서도 장난기 가득한 웃음을 잃지 않던 아이….

이달 초 종합편성TV 채널A의 특집 다큐멘터리 ‘탈북-강을 건넌 사람들’을 통해 소개됐던 꽃제비 소년 김진혁 군이 길고 험한 탈북 과정을 거쳐 마침내 한국 땅을 밟았다. 지난해 12월 탈북지원단체의 도움으로 압록강을 건넌 김 군은 중국과 동남아시아 2개국을 거쳐 이번 주 초 한국행 비행기를 타는 데 성공했다. 정부 당국자는 25일 “김 군이 무사히 한국에 들어와 있다”라고 확인했다.

해가 바뀌어 여덟 살이 된 김 군은 정부의 합동신문을 거쳐 다음 달 5일경 탈북자 정착지원시설인 하나원에 입소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성년자이고 보호자가 없어 무연고 이탈 주민으로 분류된 김 군은 하나원 내 ‘하나둘 학교’에서 정착교육을 받은 뒤 민간단체들이 운영하는 ‘그룹 홈’에서 지낼 것으로 보인다.

채널A 프로그램에 따르면 김 군은 양강도 혜산 출신. 아버지는 자살했고 어머니는 어렴풋한 기억으로만 남아 있다. 이전에도 탈북지원단체 등의 도움으로 한 차례 탈북을 시도했으나 적발돼 북송됐다. 굶주림으로 인한 영양 결핍으로 몸집이 네 살 어린이 정도에 불과해 다른 꽃제비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외톨이로 떠돌았다. 빡빡머리 한 가운데 동전 크기의 흉터 2개는 구걸을 하다 얻어맞고 찢어진 상처를 치료하지 못해 생긴 것이라고 했다. 양쪽 발은 동상이 심해 제대로 걷지도 못했다.

하지만 그토록 길고 험난했던 탈북 과정 내내 웃음을 잃지 않았다. 새 내복을 받아 입고 천진난만하게 웃는 소년의 모습은 시청자들의 심금을 울렸다. 자동차를 처음 타 보는 바람에 멀미로 땀을 뻘뻘 흘리고 토하면서도 신음 한번 내지 않는 김 군의 모습이 방영된 뒤 채널A와 통일부에는 “입양하고 싶다”라거나 “후원을 하고 싶으니 소개해 달라”라는 요청이 쏟아졌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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