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적이 없다면 기업 임원들에게 어떠한 경영이론의 가치도 제한적이다.”
―‘당신의 인생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클레이튼 M. 크리스텐슨·알에이치코리아·2012년)
“신제품 출시전략 수립을 위해 주말도 없이 일하던 때였습니다.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난 내 인생의 전략을 만들기 위해 과연 며칠이라도 집중해서 고민해 본적이 있나?”
얼마 전 만난 한 글로벌 기업의 임원은 이렇게 말했다. 회사의 신년계획 수립을 위해 며칠 동안 야근하면서도 정작 내 평생을 위해서는 하루도 온전히 마음 쓰지 못하는 게 내 모습인지 모른다. 상사와 고객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 온갖 신경을 쓰면서도 정작 나이 먹어 내 삶을 돌아보았을 때, 그리고 가족과 친구로부터 어떻게 평가받을지 신경을 쓰지 못하는 게 아닐까.
바쁜데 이 책을 읽어야 할 이유가 무엇일까. 사람들은 때때로 자신의 삶이 앞으로 어떻게 펼쳐질지 궁금해한다. 흔히 ‘미래는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가는 것’이라고 한다. 내 삶도 마찬가지 아닐까. 그렇다면 무엇을 어떻게 만들어가야 할까.
첫째, 우리 삶은 ‘직업적 삶’과 ‘개인적 삶’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크리스텐슨은 경영이론을 활용해 사회생활과 관계 속에서 행복을 찾는 법을 제시한다. 둘째, 1980년대 도올 김용옥의 강연에서 기억나는 한마디. “목적이란 말의 뜻은 과녁(的)을 바라본다(目)는 뜻이다.” 많은 사람들은 목적을 ‘과녁’ 자체로 본다. 대기업 임원. 더 넓은 아파트. 비싼 자동차 등. 하지만 과녁 자체(thing)가 아닌 과녁을 바라보는 행위(doing)가 진정한 목적이다. 크리스텐슨 역시 도올과 비슷한 말을 한다. 인생의 목적은 “한 번 일어나고 끝나는 사건이 아니라 지속적인 과정”이라고.
‘당신 삶의 목적이 무엇입니까?’라는 단순한 질문에 마음은 복잡해진다. 삶의 목적도 제대로 세우지 않고 조직을 어떻게 제대로 경영할 수 있을까. 목적이 없다면 경영 컨설팅이나 이론, 자기 계발서도 ‘쓰레기’일 뿐이다.
이 책은 경영이론을 활용해 내 삶의 목적을 세우고 평가할 수 있는 ‘틀’을 제시한다. 그 과정에서 경영이론을 쉽게 설명해주는 것은 이 책의 매력 중 하나다. 영화평론가 고(故) 정영일 씨의 말투를 빌린다면? “이 책 놓치면 후회하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