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 고용안정 요구 화답… 비정규직 비율 17→10.4%
한화그룹이 10대 그룹 가운데 처음으로 비정규직 직원 2000여 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대기업의 고통 분담과 상생 노력을 당부한 이후 주요 그룹에서 나온 첫 조치여서 다른 대기업으로 확산될지 주목된다.
한화는 각 계열사에서 근무하고 있는 비정규직 직원 5000여 명 가운데 2043명을 3월 1일부로 정규직으로 전환할 예정이라고 27일 밝혔다. 이들은 소속 회사의 평가를 거쳐 정규직 전환 여부가 최종 확정된다.
계열사별 정규직 전환 규모를 보면 한화호텔&리조트가 725명으로 가장 많고 한화손해보험 533명, 한화63시티 209명, 한화갤러리아 166명이다. 한화생명보험, 한화케미칼, ㈜한화 등도 적게는 10명 안팎에서 많게는 90여 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한다. 여성 직원이 1200여 명으로 약 60%에 이른다.
이번 결정으로 한화의 비정규직 비율은 약 17%에서 10.4%로 낮아진다. 이들은 정년 보장은 물론이고 승진, 자녀 학자금 지원 등 복리후생 혜택을 기존 정규직 직원과 동등하게 누리게 된다. 한화 관계자는 “이번 조치는 지난해 초 김승연 회장이 신년사에서 밝힌 ‘한 사람의 열 걸음보다 열 사람의 한 걸음이 더 중요하다’는 ‘함께, 멀리’ 정신을 구현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의 이번 정규직 전환 조치는 박 당선인의 의지와 맞물려 다른 대기업에도 적잖은 파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박 당선인은 지난해 말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회장단 간담회에서 “어떻게든 근로자들의 일자리를 지키기 위한 지혜를 발휘하고, 고통 분담에 나서 달라”라고 말했다. 이후 기업은행, 신한은행 등 일부 금융회사들이 올해 들어 상당수 비정규직 직원을 정규직으로 전환했다.
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