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첫 싱글 앨범 내고 가수 데뷔
부활의 리더, 기타리스트, 작곡가, 늦깎이 예능인….
김태원은 예술적 재능을 타고났다는 평이다. 그의 딸은 어떨까?
김태원의 딸 서현(16)이 오는 31일 '크리스 레오네(Kris Leone, 레오네는 사자·용기라는 뜻)'란 예명으로 첫 싱글 앨범을 내고 가요계에 데뷔한다.
김서현은 "내가 음악을 하는 건 좋아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사람들을 돕고 싶어서이기도 하다"면서 "내 음악을 듣고 단 한 사람이라도 다시 희망을 품는다면 더 바랄 게 없다"고 했다.
"음악은 하는 사람이나 듣는 사람 모두에게 위로가 되잖아요. 제가 음악을 하며 위로를 받았듯이 제 음악을 듣는 누군가도 위로를 받았으면 좋겠어요." 앨범에는 '인투 더 스카이즈(Into the Skies)' '굿바이(Goodbye)' 등 두 곡이 담겼다. 모두 자작곡이다.
"'굿바이'란 곡은 6학년 때 (가족이 있는) 필리핀을 떠나 혼자 남아공으로 공부하러 가면서 만든 노래에요. 이별의 쓸쓸함을 담았죠. '인투 더 스카이즈'라는 노래는 8학년 때 만든 건데 슬픈 일이 있다고 해도 곧 괜찮아질 테니 희망을 가지라는 메시지를 담았어요. 일종의 희망가죠. 하하." '인투 더 스카이즈' '굿바이'는 모두 잔잔한 사운드의 모던록이다.
김서현은 "'인투 더 스카이즈'는 모던록에 발라드를, 굿바이'는 컨트리를 섞어 만든 곡"이라고 소개했다.
"대신 인생 선배로서 조언을 많이 해주셨어요. 제가 사춘기여서 주위 사람들한테 툴툴거릴 때가 있거든요. 외국에서 오래 살다 와 의사소통이 잘 안 될 때도 있고요. 그럴 때마다 아버지가 많이 도와주셨죠. 타인에 대한 배려를 늘 강조하셨어요." 김서현은 이번 앨범을 준비하며 아버지가 이끄는 밴드 '부활'의 멤버들과도 호흡을 맞췄다. 부활 멤버들이 '조카'의 첫 앨범을 위해 기꺼이 세션으로 참여한 것.
김서현은 "너무나 존경하는 대선배들과 합주하게 돼 영광이었다. 굉장한 특권이었다고 생각한다"면서 "사실 아버지의 음악(부활의 음악)에 대해 잘 알지 못했는데 이번 작업을 계기로 많이 찾아 듣게 됐다"고 소개했다.
자폐증을 앓는 동생 우현(13) 군의 치료를 위해 초등학교 2학년 때 가족과 필리핀으로 이주한 김서현은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OST를 따라 부르며 음악에 취미를 붙였다고 한다.
"엄마의 권유로 여섯 살 때부터 피아노·바이올린을 배웠지만 별 흥미를 느끼지 못했죠. 근데 '오페라의 유령'에 빠져들면서 다시 음악을 좋아하게 됐어요. 이것저것 찾아 듣다가 인터넷을 보고 기타도 독학하기 시작했죠." 열한 살 때 처음 기타를 잡은 그는 어쿠스틱·일렉트릭·클래식 기타를 차례로 마스터하며 틈틈이 곡을 썼다. 열네 살 때부터는 스쿨 밴드에 들어가 기타리스트로서의 '실전 경험'도 쌓았다.
신대철, 김도균과 더불어 이른바 '한국 3대 기타리스트'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아버지로부터 '특별 과외'도 받았을까.
올해의 활동 계획을 묻자 그는 "아직 정해진 건 없지만, 기회가 닿는 대로 라이브 무대를 선보이면서 틈틈이 정규 음반 작업을 할 생각"이라고 소개했다.
"다음 앨범에는 록·발라드는 물론 랩도 넣을 생각이에요. 제 인생의 이야기를 담은 랩을 만들고 있거든요." 그는 "내 롤모델은 마이클 잭슨"이라면서 "파격적인 멜로디와 가사, 퍼포먼스로 주목받은 동시에 더 나은 세상을 위해 끊임없이 메시지를 전한 그를 존경한다. 나도잭슨처럼 세상에 의미 있는 메시지를 전하는 뮤지션이 되고 싶다"고 했다.
'신인 가수 김서현' 대신 '김태원의 딸 김서현'으로 먼저 알려진 것에 대한 부담은 없을까.
"부담감을 느끼진 않아요. 아빠는 아빠의 음악을 하고 저는 제 음악을 하는 것뿐이니까요. 지금처럼 내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면 된다고 생각해요."
<동아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