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지타 고이치로 지음·노경아 옮김·272쪽·1만3800원·예인
의학박사로 기생충과 감염면역을 연구해온 저자는 바로 이 점에 주목했다. 그리고 저개발국의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사는 사람들 몸속에 있는 회충 등 기생충이 면역시스템에 자극을 줘 오히려 면역력을 강화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는 이물질인 장내 세균이 면역기구와 싸우면서 면역력을 키우는 것과 같은 원리다.
우리 역시 몇십 년 전만 해도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살았다. 각종 미생물과 균은 우리 몸속에서 공존했다. 하지만 오늘날 항생제나 살균제를 과도하게 사용하면서 장내 세균은 급속도로 줄어들었다. 우리 면역계가 장내 세균과 맞서 싸우면서 스스로 면역체계를 강화하는 기회를 잃어버리고 만 것이다.
이지은 기자 smil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