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공급물량 3000t 이하로 규제 이후도-개발공사 ‘네탓 공방’만… 소비자 분통
제주시 조천읍 교래리 제주개발공사 삼다수공장에서 생산하는 삼다수. 공급물량이 달려 제주지역에서 품귀현상이 빚어졌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29일 제주시 노형동 B마트에서 먹는샘물인 삼다수 2L짜리 6개들이 2박스를 사려던 주부 김모 씨(45)는 1박스밖에 사지 못했다. 김 씨는 “남편과 아이들이 삼다수를 좋아해서 다른 물을 마시지 않는데 걱정이다”며 “제주에서 생산하는 삼다수를 제주에서조차 마음대로 사먹지 못하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삼다수 품귀현상은 다른 할인마트도 마찬가지다. 제주시 연동 W마트에는 2L짜리 삼다수는 동이 나서 자취를 감췄고 500mL짜리만 매장에 진열됐다. 500mL짜리 묶음도 10여 개에 불과했다. 삼다수가 사라진 곳에는 다른 회사 먹는샘물 제품이 대신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삼다수가 사라진 것은 제주도가 제주지역 공급물량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삼다수 도외 무단반출이 경찰에 적발된 이후 10월부터 한 달 공급물량을 3000t으로 통제했다. 지난해 10월 수급상황을 파악한 결과 3000t가량으로 안정적인 공급이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삼다수를 생산, 공급하는 제주도개발공사가 최근 시장 조사를 해보니 물량이 턱없이 모자라다는 것을 확인했다.
익명을 요구한 삼다수 유통업체의 한 관계자는 “상품의 수요예측을 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40∼50%의 재고물량을 확보해야 한다”며 “삼다수 도외반출로 인해 제주도, 개발공사, 유통업체 사이에 불신이 생기면서 삼다수 부족현상이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제주도는 최근 제주지역 한 달 공급물량을 3000t에서 3500t으로 500t 늘리기로 했지만 품귀 현상을 완전히 해소하기에는 부족하다. 제주도, 개발공사, 유통업체가 공동으로 참여한 시장조사를 통해 제주지역 삼다수 수급을 조절해 소비자 피해를 줄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