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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형 수능’ 국회토론회서 격론

입력 | 2013-01-30 03:00:00

“학생-교사-대학 모두 반대”, “2년전에 예고… 유보 없다”




올해로 예정된 선택형 대학수학능력시험의 도입을 둘러싸고 입시 관계자 사이에 격론이 벌어졌다.

김상희 민주통합당 의원이 29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서 ‘선택형 수능, 혼란 수습 방안은’을 주제로 마련한 토론회에서다.

고교와 대학 및 학부모 측은 대체로 선택형 수능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냈다. 서울 지역 9개 대학 입학처장을 대표해 참석한 김윤배 성균관대 입학처장은 “선택형 수능은 교육 당국의 예상과 달리 수험생, 교사, 대학에 상당한 혼란을 일으킬 것”이라며 “학생이 교육 실험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되므로 선택형 수능 실시를 유보하고 현실적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은숙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회장도 “학생과 학부모는 너무 당혹스러워 사교육 시장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선택형 수능은 부모의 정보력이 결정적인 변수”라고 비판했다. 이어 “학생 학부모 고교 대학이 한목소리로 정책을 반대한 전례가 없다”면서 도입 유보를 촉구했다.

이현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정책실장은 선택형 수능이 현재의 고교 교육과정과 전혀 맞지 않고 학생에게 극심한 혼란을 주며 대학을 서열화한다고 비판했다.

이 실장은 “올해 A형을 본 학생이 유리하다고 소문이 나면 다음 해에는 우수 학생까지 A형을 보고, 그러면 정부는 균형을 맞추기 위해 A형을 어렵게 낼 것이다. 그럼 그 다음 해에는 학생들이 B형으로 몰려 입시가 야바위판이 된다”고 예상했다.

반면 선택형 수능이 이미 예고된 만큼 예정대로 진행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황영남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한국교육정책연구소장은 “2년 전 예고한 내용을 시행 11개월을 앞두고 유보하는 것은 대안이 될 수 없다”며 “올해는 예정대로 도입하되 계속 시행하는 것은 문제가 많으니 새로운 대입제도를 모색하자”고 제안했다.

최창완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입학전형지원실장도 “대학이 2014학년도 수능 선택 유형을 모두 발표했고 우리도 대대적인 설명회와 정보를 제공할 예정이다. 새 수능에 대한 현장의 이해를 높이고 올해 입시가 안정적으로 운영되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토론회에서 교과부는 선택형 수능을 유보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송선진 대입제도과장은 “보완, 수정 논의는 가능하지만 유보하라는 논의는 의미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김담덕 인턴기자 연세대 건축학과 4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