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영상 = 친한파’ 초난강에 日 누리꾼 “매국노, 조센진”
널리 알려진 대로 구사나기는 대표적인 친한파 일본 연예인. 한국말을 구사할 수 있고 한국에 대한 애정을 대놓고 방송 프로그램에서 드러낸다. 2002년에는 ‘정말 사랑해요’라는 음반을 발매하고 한국 활동까지 했다.
물론 2002년만 하더라도 국내 반응이 썩 달가웠던 것만은 아니다. 볼에 빨갛게 볼터치를 한 채 어눌한 한국어로 “아∼아∼아∼ 싸랑해요∼ 우∼우∼우∼ 싸랑해요∼”라고 노래를 부르자 일부는 “2002년 월드컵을 노리고 국내에 온 거냐”며 깎아내리기도 했다.
그러나 같은 날 일본의 SNS는 뜨겁게 들끓었다. 방한에 앞서 한국 언론들과 한 인터뷰의 일본어 전문이 인터넷에 올라온 것이 계기였다. 400여 개의 댓글 중 99%는 악담이었다.
인터뷰에는 그의 한국에 대한 애정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었다. 일본 누리꾼들은 “그렇게 한국이 좋으면 돌아오지 마. 일본은 너 같은 사람 필요 없으니까” “한국 대통령이 다케시마를 방문하고 일왕을 모욕했는데 일본인들의 심정을 모르는 거야? 그렇게 분위기 파악이 안 돼?”라고 힐난했다. 여기에는 그가 출연하는 연극 내용이 100년 전 경성을 무대로 한국 예술문화를 위해 목숨을 걸고 싸우는 이야기라는 점도 한몫을 한다.
구사나기에 대한 상당수 일본인의 비난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구사나기와 항상 연관검색어로 되어 있는 말은 ‘한국인’과 ‘한국어’다. “구사나기 한국어 실력, 한국인이 들었을 때 어느 정도인가요?”라는 순수한 궁금증도 상당하다.
하지만 악성 누리꾼들의 삐뚤어진 민족주의와 연결되기도 한다. 이들은 “하관이 딱 조센진이다. 선조의 나라에서 영원히 살아라” “이름의 나기(なぎ)는 흔하지 않은 단어야. 재일교포인데 숨긴 것 아니야?”란 말도 서슴지 않는다.
한류(韓流) 덕택에 양국 관계는 표면적으로는 가까워진 듯 보인다. 그러나 여전히 우리도, 그들도 자유롭지 못하다. “너는 누구 편이냐”라는 말은 문화에서만큼은 빠졌으면 좋겠다.
노지현 기자 isityo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