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수지 15년만에 흑자 반전
지난해 우리나라가 어려운 대외 경제여건 속에서도 사상최대의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한 이유는 한류열풍과 국외건설이 받쳐줘 서비스 수지가 14년 만에 흑자로 돌아서고 수입이 3년 만에 감소로 전환한 게 결정적이다. 그러나 불황의 여파로 지난해 12월 경상수지 흑자는 수출 감소 등으로 8개월 만에 가장 낮았다.
3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2년 12월 및 연간 국제수지 동향(잠정)'에 따르면 작년 경상수지 흑자규모는 432억 5000만 달러로 2011년(260억 7000만 달러)보다 무려 171억 8000만 달러가 늘었다.
이는 경상수지가 서비스 수지가 14년 만에 흑자로 돌아서고 상품수지에서 소폭의 수출증가와 수입의 감소 전환으로 흑자 폭이 커졌기 때문이다.
서비스수지의 대폭적인 개선이 단연 눈에 띈다. 서비스수지는 2011년 58억 5000만 달러 적자에서 작년 26억 8000만 달러 흑자로 반전했다. 서비스수지에서 우리나라가 돈을 남긴 것은 1998년(17억 달러) 이후 14년 만이다. 역대 최대치였던 1987년(34억 7000만 달러)이후 가장 많은 규모이기도 하다.
우선 활발한 국외수주 덕에 건설서비스 흑자가 116억 8000만 달러에서 167억 5000만 달러로 늘고 운송 부문 역시 74억 달러에서 105억 5000만 달러로 흑자를 키웠다. 두 부문의 흑자는 사상 최대다.
한류열풍과 원화 약세에 외국인 관광객이 몰려들면서 여행수지 적자가 74억 1000만 달러에서 58억 7000만 달러 줄어든 것도 수지개선에 한몫했다. 다만 작년 원화 강세로 일본인 관광객이 10월 이후 20% 줄어 올해 적자개선에는 한계가 있을 전망이다.
상품수지는 384억 5000만 달러의 흑자다. 2011년 흑자는 316억 6000만 달러였다.
수입 감소가 없었다면 상품수지 흑자는 대폭 감소했다. 작년 수입은 내수 침체의 여파로 1.1% 줄었다. 2011년 수입증가율이 23.4%에 달한 것과 대조적이다. 수입 감소는 2009년이 마지막이었다.
연간 수출과 수입은 각각 5527억 2000만 달러, 5142억 7000만 달러다.
본원소득수지 흑자 폭은 2011년 28억 9000만 달러에서 48억 9000만 달러로 커졌다. 투자소득에서 남긴 돈(53억 9000만 달러)이 전년보다 20억 달러나 늘었기 때문이다. 배당소득은 13억 2000만 달러 마이너스였지만 이자소득이 67억 1000만 달러에 달했다.
금융계정은 442억 5000만 달러의 순유출을 기록했다. 직접투자는 해외투자(236억 3000만 달러)가 늘어 순유출 규모가 2011년 164억 1000만 달러에서 186억 3000만 달러로 증가했다. 증권투자는 101억 1000만 달러 순유입됐다. 전년(131억 1000만 달러)보다 줄었다.
상품수지의 흑자규모가 작년 11월 67억 8000만 달러에서 12월에는 20억 3000만 달러로 줄었지만 서비스 수지가 지적재산권 및 운송 수지 개선으로 -5000만 달러에서 +3000만 달러로 돌아서고 본원수지 흑자가 3억 7000만 달러에서 6억 4000만 달러로 확대됐다.
그러나 12월 경상수지 흑자 폭은 2011년 12월(27억 9000만 달러)보다 19.4% 줄어든 것이며 지난해 4월(17억 3000만 달러)이후 가장 적다. 한은이 예측한 올해 경상수지 흑자는 320억 달러다.
조용승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대외 여건이 좋아지고 있어 경기가 살아나 자본재와 원자재 수입이 늘면 올해 경상수지 흑자 폭은 작년보다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며 "그게 지금의 경제를 위해서는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동아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