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B법칙, 마케팅의 최신 화두로 떠올라
코오롱스포츠는 브랜드 론칭 40주년을 맞아 국내 거장 감독들과 ‘자연’을 주제로 한 영화 제작을 시작했다. 첫 번째 작품은 박찬욱 감독의 ‘청출어람’으로 박 감독과 주연 배우들이 지면광고 모델로 나섰다. 완전히 다른 분야를 섞어(Blend) 형식을 깨고(Break) 예상을 뛰어넘는(Betray) 3B 마케팅의 대표적 사례다.코오롱스포츠 제공
최근 산업계에서 ‘3B 마케팅’이 유행이다. 분야를 가리지 않고 산업계 간 협업이 흔해지면서 별 관계가 없는 분야를 섞고(Blend) 형식을 깨부수며(Break) 예상을 배반하는(Betray) 마케팅이 주목을 받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코오롱스포츠의 사례다. 올해로 브랜드 론칭 40주년을 맞은 코오롱스포츠는 박 감독에게 ‘자연’이란 화두만 던진 뒤 영화 제작을 부탁했다. 판소리와 아웃도어, 작가주의 영화라는, 어찌 보면 연관성을 찾기 어려운 분야들이 결합돼 이색 효과를 빚어냈다. 영화 트레일러는 광고 영상으로 활용하고 감독 및 출연진을 지면 광고 모델로 썼다.
베네통은 고객이 옷 아래쪽에 부착된 QR코드를 통해 그룹 ‘2PM’의 신곡과 뮤직비디오를 감상할 수 있게 하는 ‘의류 앨범’을 내놓았다. 베네통 제공
패션 브랜드 베네통은 JYP엔터테인먼트의 아이돌 가수인 2PM과 협업해 ‘옷으로 듣는 의류앨범’이란 독특한 상품을 내놨다. 패션업계에서 현대 미술작가들과의 협업은 흔하지만 이처럼 의류를 음반 유통 경로로 활용한 사례는 처음이다. 지난해 11월 15일 예약판매 당시 하루 만에 1000장이 모두 판매되는 등 큰 호응을 얻었다. 스마트폰 등으로 옷에 부착된 QR코드를 읽으면 2PM의 신곡, 화보, 영상 등을 감상할 수 있다.
3B 마케팅은 단순히 이슈를 만들거나 판매를 늘리기 위해서라기보다는 새로운 시도를 통해 기업의 가치와 철학 등 브랜드의 정체성을 전달하고 고객 저변을 넓히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기업이 단순히 상품을 파는 게 아니라 가치와 문화를 판다는 인식을 심어주고, 높아진 소비자의 취향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기존 상상을 뛰어넘는 조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