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안가는 대통령이 쉬는 곳이 아니라 청와대 직원들이 근무하는 공간이다.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실의 공직기강비서관 소속 행정관 열댓 명은 매일 이곳으로 출근한다. 일이 많을 땐 꼬박 밤을 새우기도 한다. 경비원도 있고 창고처럼 보이는 별채에는 탁구대도 있다. 고위 공직자 후보로 추천된 사람을 몰래 불러 직접 ‘신문’할 때도 이곳을 활용한다. 청와대 행정관들은 감사원 기획재정부 검찰 국세청 기무사 소속으로 이른바 ‘끗발’ 있는 부처 출신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이 안가의 존재를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실은 장차관을 비롯해 3급 이상 고위 공직자들의 인사 검증을 주로 한다. ‘산속 사무실’을 쓰는 이유는 인사 검증 과정에서 외부에 흘러나가서는 안 되는 개인정보를 많이 다루기 때문이다. 여기에 인사 파일이 보관돼 있는 고위 공직자는 1만 명이 훨씬 넘는다. 가족관계를 증명하는 호적등본과 전과기록, 납세기록, 병역기록, 토지대장원부 등은 물론이고 음주운전 여부 확인서와 논문 목록까지 갖고 있다. 전문가 15명이 달라붙어 장차관 등 정무직 1명을 검증하는 데 보통 열흘가량이 걸린다고 한다. 노무현 정부에서 1차 관문인 이곳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낙마한 공직자는 검증 대상 1만6849명 가운데 452명이었다. 대부분 부동산과 전과, 병역 문제였다.
최영해 논설위원 yhchoi6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