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신일 회장은 구급차 탄 채로 구치소 빠져나가
이명박 대통령이 단행한 설 특별사면을 받은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76)과 천신일세중나모여행 회장(70)이 31일 출소했다.
이날 두 사람이 함께 출소하는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 정문 앞에는 취재진과 지인 등 관계자 수십 명이 모였다.
검은색 에쿠스 승용차 한 대가 정문으로 나오자 취재진이 일제히 따라붙었다.
차량 뒷좌석에서 내린 최 전 위원장은 차분한 어조로 "인간적인 성찰과 고민을 했다. 사죄하는 마음으로 국민께 사과드린다"고 나직이 말했다.
그는 '사전에 사면에 대해 들은 적이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제가 언급할 성질이 아니다"고 답변했다.
최 전 위원장은 또 "앞으로 건강을 추스르면서 여러 생각을 하겠다. 황혼의 시간을 좀 더 유용하게 쓸 수 있도록 고민하겠다"면서 "국민께 많은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거듭 허리를 굽히고 나서 다시 승용차에 올랐다.
이에 앞서 이 대통령의 오랜 친구이자 후원자였던 천신일 회장은 구급차에 탄 채 구치소를 빠져나갔다.
건강이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 천 회장은 얼굴을 드러내지 않고 차량에 탑승한 상태로 오전 10시15분경 구치소 정문을 지나갔다.
취재진이 구급차에 몰리자 운전자는 "(천 회장이) 맞다. 지금 병원에 급히 가야한다"며 차량을 몰았다.
이때 시민단체 회원으로 보이는 한 사람이 구급차 앞 유리에 1000원 권 지폐와 '최시중 씨, 대한민국 공공의 적이 돼 석방된 것을 축하드립니다'는 비난 문구가 적힌 쪽지를 뿌리기도 했다.
<동아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