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로마 향의 치명적 매력… ‘짐승 용량’에 포만감이…
여기자들의 피부 타입
김현진: 겨울엔 많이 건조한 편. 두 가지 에센스와 수분 크림도 모자라 오일도 함께 사용.
김현수: 지성이지만 외부 자극에 의해 쉽게 건조해진다. 난방이 강한 실내에선 번들거림과 건조감을 함께 느낀다.
강유현: 여름엔 복합성이지만 겨울엔 건성으로 변신. 피부가 민감하다 보니 자극이 적으면서도 적당한 유분기가 도는 이상적인 제품을 늘 찾아다닌다.
이 제품을 써 봤어요
닐스야드 래머디스 ‘프랑킨센스 하이드레이팅 크림’(50mL·6만9000원)=닐스야드 래머디스는 영국 최초의 오가닉 화장품 브랜드로 지난해 국내 시장에 처음 상륙했다. 이 수분 크림의 별명은 ‘부활의 크림’. 12시간 동안 수분이 지속돼 피부가 본연의 재생력을 찾을 수 있게 했다는 설명. 염증 등 각종 피부 트러블을 다스려주는 보스웰산 성분이 함유돼 있다.
코레스 ‘와일드 로즈 24-아워 모이스처라이징&브라이트닝 크림’(40mL·5만2000원)=코레스는 그리스를 대표하는 자연주의 스킨케어 브랜드 파라벤 등 화학성분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 테스트에 활용한 수분 크림은 비타민C 성분이 함유된 와일드로즈오일이 피부를 환하게 가꿔준다는 설명.
필로소피 ‘호프 인 어 자’(60mL·4만5000원)=필로소피는 미국의 토크쇼 진행자 오프라 윈프리가 즐겨 쓰는 것으로 유명한 미국의 대표적인 스킨케어 브랜드다. ‘호프 인 어 자’는 슈크림 질감의 고보습 수분 크림으로 화장품 멀티숍인 ‘세포라’가 베스트 수분 크림으로 선정한 바 있다. 항산화제, 베타글루칸, 젖산 에스테르 성분이 각질 케어 효과까지 낸다는 설명.
여기자들의 별별 평가
김현진: 닐스야드 제품은 오가닉 성분이라 얼굴에 골고루 바를 때 몸에 뭔가 ‘착한 일’을 하는 듯한 만족감을 줬다. 뻑뻑해 보였는데 막상 바르면 피부에 착 감겼다. 코레스는 막 스파를 받고 나온 듯한 아로마 향이 좋았다. 향이나 질감 면에서 호감도가 가장 높았다. 필로소피는 여러모로 독특한 제품이었다. 진주처럼 살짝 윤기가 돌아 피부에 바르면 생기 있는 느낌을 냈다. 미끌미끌한 슈크림처럼 생겼는데 막상 바르면 생크림처럼 가볍게 발라지는 점도 좋았다. 후각이 예민한 기자는 이 수분 크림을 바르자마자 마론 인형의 정수리 부위 냄새(즉 플라스틱 냄새)와 비슷하다는 엉뚱한 생각이 들었다. FAB는 여러모로 무난했다. ‘짐승 용량’이라 양이 풍부해 팔꿈치처럼 건조한 몸 부위 곳곳에 발라도 좋았다. 살짝 뻑뻑한 느낌은 페이스 오일 한 방울과 함께 사용하니 금세 해소됐다.
김현수: 네 개 제품 모두 우열을 가리기 어려울 정도로 수분감이 풍부했다. 촉촉한 정도로는 필로소피 제품이 가장 만족도가 높았다. 코레스 제품은 스파를 받을 때처럼 마음이 진정되는 아로마 향이 났다. 개인적으로는 필로소피 제품의 향이 조금 적응하기 어려웠다. 플라스틱을 굽는 냄새랄까, 아무튼 독특했다. 향수까지 뿌리고 출근했는데도 오전 내내 이 크림의 잔향이 코끝을 맴돌았다. 이마 볼 턱에 제품 4개를 각각 나눠 바른 뒤 다음 날 아침에 느껴지는 느낌을 각각 평가해 봤는데 코레스와 닐스야드 제품이 가장 수분이 오래 유지됐다.
박선희: 닐스야드는 모든 면에서 무난했다. 하지만 유분감이 있어 너무 많이 바르면 번들거리는 점은 유의해야 할 듯. 코레스는 사용 제품 중 가장 유분기가 많았고 피부 흡수 속도도 가장 느렸다. 그러나 극건성 피부 위에선 자연스럽게 윤기를 내며 건강해 보이는 피부로 연출해 줬다. 필로소피 제품은 모든 게 완벽한데, 단 한 가지 견딜 수 없는 치명적인 단점을 가진 연인 같았다. 바로 향기. 각질 제거 효과가 있다는 점은 훌륭했다. 따로 얼굴의 각질 제거를 하지 않는 기자에게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내줬다. 물론 이후에 피부도 눈에 띄게 맑아졌다. FAB는 질감이 뻑뻑한 편이지만 잘 두드려 흡수시키고 나면 번들거림 없이 뽀얀 피부를 연출해 줬다. 너무 많이 바른 뒤 BB크림이나 파운데이션을 덧바르면 화장이 뭉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할 듯.
강유현: 닐스야드 제품은 얼굴에 닿는 즉시 풍부한 영양감이 느껴졌다. 치과에서 맡아 본 듯한 냄새가 났지만 오래 지속되진 않았다. 유수분 밸런스도 적당했고 오가닉 성분이 듬뿍 들어 있는 점도 마음에 들었다. 코레스 제품은 바르자마자 의도치 않게 ‘물광 피부’가 연출됐다. 그만큼 유분이 많다는 얘기다. 얼굴에 닿는 순간 느껴지는 꽃향기는 무척 매력적이었다. FAB에서는 아기 화장품 냄새가 났다. 그런데 퍽퍽한 질감 탓에 제품을 너무 많이 바를 경우 얼굴 표면에서 겉돌았다. ‘짐승 용량’을 고려했을 때 얼굴보다는 목 등 몸에 바르고 싶어졌다. 필로소피 제품의 첫 질감은 냉장고에 살짝 넣어 둔 크림 느낌이었다. 향이 오래 지속돼 첫날은 애를 먹었지만 이튿날부터 적응됐다.
정리=김현진 기자 brigh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