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서점의 영향력이 날로 커지면서 우리 주변에서 서점들이 하나둘씩 모습을 감춘 지 오래다. 1999년 국내 최초의 인터넷 서점 ‘예스24’가 등장했을 당시 5000개를 헤아렸던 전국의 서점 수는 2011년 1752곳으로 줄어들었다. 중소형 책방들이 몰락한 이유의 하나는 온라인 서점이 주도하는 가격 할인 경쟁을 배겨낼 수 없었기 때문이다. 동네 서점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을 때 정가보다 25∼30% 싸게 받지만 인터넷 서점은 대량 구매 덕분에 잘 팔릴 만한 책들만 골라 훨씬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이를 기반으로 온라인 서점은 오프라인 서점보다 더 싼 가격으로 책을 팔면서 급성장했다. 책값 할인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동네 서점들이 무너지고 온라인 서점들의 수익도 악화됐다.
▷출판 시장의 상황이 극도로 열악해지자 도서정가제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그러나 인터넷 서점 알라딘은 지난달 9일 도서정가제를 강화하는 것을 골자로 국회에 발의된 출판문화진흥법 개정안에 반대하는 서명운동을 주도해 왔다. 이 때문에 출판계와 마찰을 빚었던 알라딘이 그제 백기를 들었다. 출판사들이 똘똘 뭉쳐 알라딘에 책 공급을 중단하자 알라딘 측은 출판 관련 업계와 논의해 문제를 풀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출판서점 업계는 도서정가제에 관한 의견을 모아서 상생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기구를 다음 주 발족할 계획이다.
고미석 논설위원 mskoh1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