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양균 前 청와대정책실장
변양균 전 대통령정책실장(64·사진)은 31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민주통합당의 대선 패인(敗因)에 대해 “‘가짜 친노(친노무현)의 패권주의와 폐쇄주의가 선거를 망쳤다. 친노로 불리는 사람들 중 상당수가 가짜 친노”라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이 이념의 틀에 갇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실용주의를 제대로 구현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노무현 정부의 경제 브레인이었던 변 전 실장은 2007년 신정아 씨와의 스캔들로 낙마했다. 직권남용 혐의 등으로 구속됐다가 2010년 8월 사면됐다.
―가짜 친노라니….
―문재인 전 후보도 재검토를 얘기했는데….
“문제가 생기면 재협상을 할 수 있다는 것이었는데…. 가짜 친노들에게 둘러싸여 정직, 정의, 신뢰라는 문재인의 상품이 잘 포장되지 못했다. 문 전 후보가 당 대선후보로 확정(지난해 9월 19일)된 다음 날 문 전 후보와 경제 원로들과의 만남을 추진하려 했는데, 이정우 경북대 교수(대선 때 문 전 후보 캠프 경제민주화위원장)가 ‘후보의 정체성을 훼손한다’며 격하게 항의해 불발됐다. 이 교수는 학자로서는 뛰어나지만 현실 정치에는 안 나섰으면 좋겠다. 많은 국민을 봐야 할 대통령 후보에 대해 정체성을 주장해서 집권하겠나.”
―가짜 친노 외에 다른 패인을 꼽는다면….
“지난해 4·11총선을 계기로 득세한 좌파원리주의다. 대표적인 것이 임수경 씨 공천(비례대표)이다. 진보정당이라고 해도 스펙트럼을 넓게 가져야 하는데, N분의 1 정도 목소리를 내야 할 좌파원리주의자들이 당 전체를 대변했다. 친노 핵심 9인방이 대선 직전 ‘집권 시 임명직을 맡지 않겠다’고 선언하지 않은 것도 아쉽다.”
“노선을 ‘합리적 중도’로 재정립해야 한다. 동성애자 등 소수자 인권 보호 같은 좌파 의제만으로는 집권할 수 없다. 노 전 대통령도 합리적 실용주의자였다. 또 민주당이란 당명에서 ‘민주’라는 용어도 빼야 한다고 본다. 민주주의가 이뤄져 지향해야 할 목표가 바뀌었지 않나.”
―지난해 췌장 종양 제거 수술을 받았는데….
“췌장 40%를 떼어냈다. 처음엔 암 선고를 받았는데 선고받고 한 30분 정도는 ‘진짜 죽는구나’라고 생각했다. 수술해 보니 (양성) 종양이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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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용 인턴기자 경희대 회계세무학과 4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