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의료-관광 등 서비스업… 고용없는 성장 시대 돌파구, 규제 풀면 35만 일자리 창출
“(규제가) 이 정도인 줄 알았으면 애당초 한국에서 학교를 만든다는 생각 안 했을 겁니다.” 중견기업인 A 씨는 자녀들을 비싼 돈 들여 조기유학 보내는 주변 사람들을 보며 한국에 이런 이들이 자녀를 넣고 싶은 좋은 학교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키웠다. 그러던 중 우연히 지방 사립학교 법인을 인수할 기회가 생기자 주저 없이 교육사업을 시작했다.
하지만 ‘미국 등 명문 사립학교에 맞먹는 학교를 만들겠다’는 그의 결심은 겹겹이 둘러쳐진 규제와 장벽에 ‘질식 직전’ 상태다. 미국에서 알던 석사 출신 과학교사를 채용하려던 계획은 교사자격증 문제로 무산됐다. 열심히 일한 선생님에게 인센티브를 주려고 했더니 교원단체 소속 교사들이 집단으로 반발했다.
체육관을 짓는 과정에서는 구청, 교육청에 신고하고 심의받을 일이 주체할 수 없이 쏟아졌다. 학생들의 급식 수준을 높이려 해도 규제 때문에 불가능했다.
미국 이루넷아메리카 보딩 스쿨의 수업 장면. 동아일보DB
2010년 기준 한국에서 해외로 조기유학을 떠난 중고교생은 모두 9947명(고교생 4077명, 중학생 5870명). 보딩스쿨의 학년당 학생 수를 100명, 3년제의 경우 300명이라고 보면 보딩스쿨 33개를 가득 채울 중고교생이 한국에 없는 교육서비스를 찾아 해외로 나갔다. 학교당 직원 100명을 기준으로, 최대 3300개의 괜찮은 국내 일자리가 해외로 빠져나간 셈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은 “국내 서비스산업의 잠재력을 감안할 때 관련 규제가 대폭 완화되고 각종 지원이 뒤따르면 2020년까지 의료 교육 법률 콘텐츠 등 4개 분야에서만 최대 35만 개의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고 내다봤다.
<특별취재팀>
박중현 경제부 차장
▼ 팀원
유재동 문병기 박재명 김철중(경제부)
김희균 이샘물(교육복지부)
염희진(산업부)
김동욱 기자(스포츠부)
▶ [채널A 영상] 부정입학도 불사…부유층들 ‘외국인 학교’ 목 매는 까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