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찬. 스포츠동아DB
“故 이두환 선물” 의미 부여…피칭 금지 진단에 한숨
“WBC에 정말 나가고 싶었는데….”
두산 이용찬(25)은 긴 한숨을 쉬었다. 그는 팔꿈치 통증으로 귀국한 직후 스포츠동아와의 전화통화에서 “WBC에 얼마나 나가고 싶었는지 모른다. 대표팀에도 어렵게 들어갔는데 이렇게 돼 너무 속상하다”며 아쉬워했다.
이용찬에게 태극마크는 남다른 의미였다. 그는 개인사정으로 WBC에 불참한 김진우(KIA) 봉중근(LG) 김광현(SK) 류현진(한화) 대신 차우찬(삼성) 윤희상(SK)과 함께 추가 발탁됐지만 “처음 발표된 WBC 예비명단에서 이름이 빠졌을 때 솔직히 많이 속상했다. 뒤늦게라도 대표팀에 뽑히게 돼 정말 기쁘다. 몸을 잘 만들어 열심히 던지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뿐만 아니다. 그가 대표팀에 뽑힌 날, 동기 고(故) 이두환이 세상을 떠나면서 “(이)두환이가 주고 간 마지막 선물”이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하늘에서 지켜볼 친구를 위해 WBC에서 누구보다 잘 던지고 싶었던 그다. 게다가 이용찬은 지난해 팔꿈치 통증에 시달리면서도 “투수라면 이 정도 아픔은 누구나 가지고 있다”며 보강훈련으로 시즌을 끝까지 소화한 바 있다. 투수로서 책임감과 욕심이 그만큼 많다. 그런 그가 결국 대표팀을 포기했다. 몇 번이고 “아쉽다”며 쓰린 가슴을 쓸어내린 이유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트위터 @hong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