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란이 예고된다. 때가 되면 혼란 속에서 한 나라가 나타나서 세계 선두의 경제 강대국이 될 것이다. 다시 미국이? 일본? 독일? 유럽공동체 전체? 오스트레일리아나 브라질이나 중국 같은 다크호스가? 누가 알겠는가? 나는 모른다.
‘경제 강대국 흥망사 1500-1900’(찰스 P 킨들버거·까치·2004년)
어떤 사람이 이렇게 말했다면 자기주장도 없이 참 무책임하다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그 사람은 당시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의 경제사 교수였던 찰스 킨들버거였는데, 앞서 언급한 인용문은 책 맨 마지막에 나온다.
2008년 중국은 국영방송인 중국중앙(CC)TV를 통해 ‘대국굴기’라는 프로그램을 선보여 1500년 이후 패권국가가 왜 흥하고 몰락했는지를 다루었다. 이 프로그램에 중국 이야기는 거의 나오지 않지만 중국이 1500년 전에 전 세계의 패권국가였고 향후 다음 패권국가가 될 것이라는 메시지를 넌지시 전달하고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패권국가가 일본이든 중국이든 둘 다 동아시아다. 그런데 일본과 중국 사이에 있는 동아시아 국가인 한국은 패권국가가 될 수 없는 것일까? 한국의 국내총생산(GDP)은 한때 전 세계 10위까지 올랐다가 지금은 14위에 머무르고 있다. 2012년 한국 경제성장률은 전 세계 평균 경제성장률에 못 미치는 2.0%를 기록했다. 킨들버거가 2050년에 ‘경제 강대국 흥망사’를 다시 쓴다면 한국을 과연 어떻게 묘사할까? 아마도 현재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 있을 것이다.
김민주 리드앤리더 대표 겸 이마스(emars.co.kr) 대표운영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