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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착한 기업 GBI] LG전자 진심원 에어컨연구소장

입력 | 2013-02-04 03:00:00

“모든 공정서 환경생각”… 탄소배출 절반 ‘뚝’




진심원 LG전자 에어컨연구소장. 1일 서울 금천구 가산동 LG전자 연구개발센터에서 만난 진심원 LG전자 에어컨연구소장은 “친환경 제품이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으려면 먼저 성능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LG전자 제공

“세 살 난 아들에게 동화책을 읽어주다 충격을 받은 적이 있어요. 지구 온난화 때문에 빙하가 녹아 북극곰이 익사한다는 내용이었어요. 에어컨을 바꿀 때가 됐는데 에어컨 냉매야말로 지구 온난화의 주범이라는 생각이 떠나질 않았습니다. 마침 LG전자가 가정용 에어컨 분야 최초로 환경부의 ‘저탄소 제품’ 인증을 받았다고 해서 이 제품을 선택했어요.”

2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LG베스트샵 본사에서 만난 주부 김은영 씨(30·여)는 “가전제품을 살 때 디자인이나 가격 못지않게 친환경 제품인가를 따진다”며 “평소 아들에게 환경의 소중함을 가르치면서 말 따로, 행동 따로 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스웨덴 출신으로 학원에서 영어를 가르치는 제인 아서 씨(40)도 평소 환경보호에 관심이 많아 일회용 포크나 비닐봉지 등을 멀리한다. 그는 “에어컨을 사려고 인터넷을 검색하다 LG전자 에어컨이 저탄소 제품 인증을 받았다는 뉴스를 보고 오게 됐다”며 “유럽 소비자들은 물건을 사기에 앞서 제품이 얼마나 친환경적인가를 고려한다”고 강조했다.

동아일보와 서울여대 착한경영센터, 리서치앤리서치(R&R)가 조사한 ‘착한기업지수(GBI)’에서 생활가전 업종 1위를 차지한 LG전자는 친환경 제품 개발에 각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에는 휘센 에어컨 ‘챔피언스타일’이 환경부 저탄소 제품 인증을 받아 친환경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제품 생산부터 유통, 사용, 폐기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의 탄소 배출량을 기존 제품보다 46.4% 낮췄다.

운반때 탄소배출 줄이려 몸집도 다이어트 서울 강남구 청담동 LG베스트샵 본사에 전시된 LG전자의 ‘휘센 챔피언 스타일’. 가정용 에어컨으로는 최초로 환경부의 ‘저탄소 제품’ 인증을 받았다. LG전자 제공

오존층을 파괴하지 않는 냉매를 쓰는 것은 물론이고 에어컨에 들어가는 냉매의 양도 2010년 3.5kg에서 1.5kg으로 크게 줄였다. 가전업계에서는 통상 에어컨 한 대에 약 3kg의 냉매를 쓰는데, 이를 절반 이하로 크게 줄인 셈이다. 공기를 차가운 바람으로 바꿔주는 열 교환기도 세계에서 가장 작다. 운반 과정에서 차량이 내뿜는 탄소를 줄이기 위해 에어컨의 부피도 10% 작게 만들었다.

진심원 LG전자 에어컨연구소장은 “제품 크기와 냉매의 양은 줄이고 에너지 효율을 올리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다”며 “2000년부터 10년 동안 매달려 개발한 고효율 인버터 컴프레서는 LG전자가 업계 최고의 기술력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친환경 기업이라고 해서 다 착한 기업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가격, 품질, 성능이 뒷받침되고 그 뒤에 친환경적인 요소를 더했을 때 비로소 ‘착하면서도 강한 기업’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과거 빠르지도, 멀리 가지도 못했던 전기자동차나 눈에 거슬리던 하얀 빛을 발산하던 친환경 형광등을 보세요. 성능이 수준 미달인 제품은 고객에게 안 좋은 이미지만 심어줍니다. ‘착하니까 사 달라’는 건 더이상 통하지 않습니다.”

LG전자는 친환경 공법과 친환경 소재를 사용하는 것뿐만 아니라 제조 과정에서도 환경을 고려한다. 경북 구미시의 3공장은 필요한 전력의 상당 부분을 자체 태양광 발전으로 해결한다. 3MW급 용량인 이 발전소를 가동해 감축하는 이산화탄소는 연간 1500t 이상으로, 소나무 30만 그루를 심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내고 있다.

이 같은 LG전자의 노력은 해외에서도 인정받고 있다. 에너지 절약 제품의 사용을 장려하는 미국 정부의 국제 프로그램 ‘에너지 스타’와 북미지역 탄소라벨 인증기관 ‘카본 프리’로부터 국내 기업 가운데 가장 많은 인증을 받았다.

진 소장은 “LG전자는 에어컨뿐만 아니라 세탁기, 냉장고 등 모든 가전제품에서 친환경 기술을 더욱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며 “정부도 일선 기업들이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데 앞장설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지영 기자 jjy2011@donga.com
김호경 인턴기자 한양대 법학과 4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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