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 규제 겹쳐 매출-객단가-고객수 뚝뚝설대목 ‘꽁꽁 언 소비심리 녹이기’ 맞춤형 할인
대형마트 업계 1위인 이마트는 1월 매출이 작년 같은 기간 대비 13.8% 줄어들었다고 3일 밝혔다. 설 선물세트와 제수용품 등 설 관련 매출을 제외한 수치로, 매년 1월 매출이 전년 대비 4∼5%대로 증가해 왔던 전례에 비춰 충격적인 결과로 업체 측은 해석하고 있다. 설을 일주일 앞두고 집계한 선물세트 매출도 전년 대비 ―5.2%를 기록했다. 이마트 측은 “설을 앞두고는 명절 상품을 광고하는 것이 20년간 마케팅 전략이었지만 설 특수만 기대해서는 안 되겠다는 위기감에 이례적으로 일반 상품에 초점을 맞춘 할인 행사를 열게 됐다”고 전했다. 일단 꽁꽁 얼어붙은 소비 심리부터 녹이겠다는 취지다.
이번 설 물가 잡기 행사에서 이마트는 4∼14일 총 1500만 개 상품을 최대 55%까지 저렴하게 판매한다. 또 준비한 물량이 다 떨어져도 열흘 동안 행사 가격으로 물건을 살 수 있도록 쿠폰을 주는 ‘품절 제로 보장상품’ 200개도 한꺼번에 선보였다. 평소 품절 제로 상품이 20개 안팎이었던 것에 비해 10배 이상으로 늘어난 수치다. 이에 따라 1480원짜리 제주산 무를 990원에, 마리당 1만4200원짜리 토종닭을 8500원에 판매한다. 100g당 3250원꼴인 한우 국거리는 2500원이다.
홈플러스에서는 알뜰형 저가(低價) 선물세트의 대표 주자인 조미료, 통조림 등 가공식품과 샴푸 치약 등 위생·미용용품 선물세트가 선물세트 전체 매출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런 수요에 맞춰 홈플러스는 과일 김 식용유 양말 등 100여 개 품목을 1만 원대 이하로 구성한 ‘만 원 스타일’ 선물세트를 내놨다.
김현진 기자 brigh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