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구청 광장앞 2008년 설치… 외국관광객들에게도 인기
꽃다발은 셀프 한 여성이 지난달 22일 서울 중구 예관동 중구청 광장 앞 ‘프러포즈’ 동상에서 꽃을 받는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서울 중구 예관동 중구청 광장 앞에는 독특한 모양의 동상이 하나 있다. 양복을 입은 젊은 남성이 무릎을 꿇고 꽃다발을 든 채 프러포즈를 하고 있는 형상이다. 동상 앞에 놓인 의자에 앉으면 자연스럽게 이 남성에게 프러포즈를 받는 모습이 연출된다. 작품의 이름은 ‘봄날의 기억’. 2008년부터 중구청 광장 앞을 지켜왔다.
중구청은 시민들이 기념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존 같은 공간을 만들기 위해 조각가 김양선 작가에게 이 작품을 의뢰했다. 김 작가는 “밋밋한 포토존보다는 시민들에게 기억에 남을 수 있는 작품, 그러면서도 시민들이 작품과 잘 어우러질 수 있는 동상을 만들어 본 것”이라고 말했다.
작가의 의도대로 이 작품은 시민들이 즐겨 찾는 중구의 명소가 됐다. 중구청 관계자는 “시민들이 프러포즈 동상에 앉아 기념촬영을 많이 한다”며 “주변 호텔에 투숙하는 일본, 중국인 관광객들에게도 인기가 높다”고 전했다.
작품명은 왜 ‘봄날의 기억’일까. 김 작가는 “조각을 의뢰받아 구상할 때가 봄이었다. 프러포즈를 할 때가 인생에 있어서 봄날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 그렇게 이름을 지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시민들도 벤치에 앉아 이 동상의 프러포즈를 받으면서 자신들의 아름다웠던 과거를 한번 생각해 보면 좋겠다”고 했다.
중구청 광장은 이 동상 외에도 음악분수대나 벤치 등 휴식공간이 잘 조성돼 있다. 주차장으로 사용하던 공간을 2008년 시민 휴식공간으로 리모델링했다. 2008년 조경대상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박진우 기자 pj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