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채는 데치고 국은 건더기만… 바나나 대신 사과 - 포도를
만성콩팥병은 올바른 식이요법을 잘 실천하면 어느 정도 진행을 막을 수 있다. 염분과 칼륨이 적게 함유된 음식을 섭취하면 도움이 된다. 고려대 구로병원 제공
현재까지는 악화된 신장 기능을 정상 수준으로 되돌리는 치료제가 없다. 가급적 일찍 발견해 최대한 빨리 치료하는 게 우선이다.
물론 콩팥이 한 번 나빠지면 좋아지지 않는다거나 특별한 치료법이 없는 건 아니다. 철저하게 혈당과 혈압을 조절하면 병이 진행되는 걸 어느 정도 막을 수 있다. 고려대 구로병원 신장내과의 권영주 고강지 교수와 함께 신장병을 이기는 생활습관을 알아보자.
하루 권장 염분 섭취량은 15g이지만 만성콩팥병 환자는 이 양의 3분의 1 수준인 5g 정도가 적당하다. 젓갈과 장류를 적게 먹고 찌개류나 밀가루 음식도 삼가는 게 좋다.
국물에는 소금이 많이 녹아 있다. 아무리 맑은 국이라도 건더기만 먹고 국물은 마시지 않는 게 좋다. 국물에 밥을 말아서 먹지 말고 찌개에 밥을 비벼먹지 않는 것이 방법이다.
생선을 조리할 때는 소금을 뿌리지 않고 굽거나 식물성 기름에 튀기자. 김에는 소금을 뿌리지 말고 들기름이나 참기름만 발라서 구워 먹어야 한다. 물미역 파래는 미지근한 물을 이용해 소금기를 충분히 빼는 게 좋다.
당장 나트륨 섭취량을 줄이는 건 쉽지 않다. 음식에 넣는 염분의 양을 조금씩 줄여서 서서히 싱거운 맛에 익숙해질 필요가 있다. 식탁에는 소금을 올리지 않는 습관을 들이자. 간식이나 통조림 식품에는 염분이 많이 포함돼 있을 수 있으므로 삼가는 게 좋다.
○ 칼륨 적게 함유된 음식 먹어야
칼륨 섭취량을 낮추려면 야채는 날로 먹기보다는 잘게 잘라 물에 30분 정도 담근 후 데쳐 먹는 게 좋다. 검정쌀 보리 현미 녹두 팥 같은 잡곡류와 감자 고구마 옥수수 밤 은행 등엔 칼륨이 많이 함유돼 있다. 그래서 쌀밥 밀가루 백설기 절편 꿀떡 가래떡을 섭취하는 게 바람직하다. 검은콩은 두부로 섭취하고 칼슘은 멸치 대신 우유나 두유로 보충해야 한다.
과일 중엔 바나나, 참외, 키위, 멜론, 천도복숭아, 말린 과일(곶감과 건포도)이 칼륨을 많이 함유하고 있다. 이런 과일 대신 사과 파인애플 포도 연시가 좋다. 껍질은 제거해 먹으면 도움이 된다.
만성콩팥병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염분과 단백질이 적게 함유된 음식을 먹는 것도 중요하지만 적절하게 영양 상태를 유지하는 것도 필수다. 무조건 적게 먹기보다는 필요한 만큼 충분한 열량을 섭취해야 한다.
약물을 적절하게 먹는 것도 소홀히 할 수 없다. 여러 약제는 대부분 콩팥으로 배설되면서 콩팥 기능에 악영향을 초래할 수 있다. 반드시 의사와 상의해 본인의 콩팥 기능에 적합한 약물을 투여해야 한다. 건강보조식품이나 달여 먹는 식물은 콩팥에 문제를 야기할 수 있으므로 주의할 필요가 있다.
이샘물 기자 ev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