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靑, 3년전 만든 ‘사전 검증질문서’ 보니
이명박 정부는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자가 낙마하자 2010년 7월 150여 개 항목에 대한 자기검증을 실시하는 질문서를 만들었고, 2010년 8·8개각 당시 김태호 전 국무총리 후보자 등 3명이 낙마하자 질문항목을 추가해 200개로 확대했다. 일례로 ‘최근 5년간 본인과 배우자, 자녀의 신용카드·체크카드·현금영수증 연간 합계액이 총소득의 10%에 미달된 적이 있느냐’고 묻는 항목은 김 전 후보자의 사례가 반영된 것이다. 당시 그는 2006∼2009년 신용카드 공제액이 ‘0원’으로 기록돼 있어 별도 소득원이 있기 때문에 지출 명세를 노출하지 않은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9개 분야 200개 문항으로 구성된 질문 항목에는 ‘재산형성’ 과정에 대한 질문이 40개로 가장 많다. 이어 직무윤리(33개), 사생활(31개), 납세의무(26개) 등의 순이다. 재산형성과 관련해선 ‘렌터카를 1개월 이상 이용한 경험’과 ‘리스 차량 이용 경험’까지 검증하고 있다. 전과 및 징계와 관련해선 ‘2회 이상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경력’, ‘음주운전 적발 시 직업을 사실과 다르게 진술한 경력’까지 묻고 있다.
후보자가 ‘예’ ‘아니요’로 답하기 때문에 철저한 사전검증이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관련 항목에 대해 후보자가 처음부터 ‘아니요’라고 하면 문제를 인지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다만 공직자들은 물론이고 일반인들도 검증리스트를 놓고 체크해보는 습관을 지닐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