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설팅 헬스케어SW 임대업… 치료외 다양한 사업 가능금지사업 외 모든 규제 풀고 관리감독 강화가 바람직
태국의 의료관광산업을 대표하는 투자개방형 병원인 붐룽랏 병원. 한 해 40만 명이 넘는 의료관광객을 유치하고 있는 이 병원은 병원경영지원회사(MSO)인 ‘AGH’ 등 계열사 6개를 두고 있다. 본업인 환자 치료 외에 의료기관 투자 유치 컨설팅, ‘헬스케어 소프트웨어’ 개발, 임대업 등 다양한 수익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이들 계열사의 수익사업을 통해 올리는 매출은 한 해 100억 원가량. 계열사를 통해 만들어지는 양질의 일자리도 적지 않다.
미국 역시 의료기관의 다양한 부대사업, 수익사업 진출을 허용하고 있다. 건강기능식품과 아기용품 등 의료서비스 관련 상품의 제조·판매는 물론이고 척추 전문 헬스클럽 등 스포츠센터, 여행사, 사진관, 커피전문점 등을 운영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임대사업자로서 병원의 남는 공간을 금융회사에 임대할 수도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병원들이 의료서비스와 관련한 부대사업이나 수익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이 대부분 막혀 있다. 현행 의료법이 규정한 의료법인의 부대사업은 노인의료복지시설, 주차장, 장례식장, 일반음식점, 이미용업, 휴게음식점 등에 불과한 실정이다. 규정된 부대사업 외에 다른 사업에 진출하면 의료법 위반으로 처벌받게 된다.
의료계는 수익사업 진출 규제를 완화하면 중소병원의 경영난을 해소하고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대한의사협회에 따르면 국내 병원들이 받는 진료수가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3분의 1 수준. 상황이 이렇다 보니 1998년까지 3∼4% 정도였던 국내 중소병원의 도산율이 최근 10% 이상으로 치솟을 만큼 중소병원들의 경영난이 심각한 실정이다.
일부 지방 중소병원은 간호사 연봉이 1000만 원 수준에 그쳐 고급 인력이 취업을 기피하고 있다. 이는 다시 의료서비스의 질 하락으로 이어져 경영난을 악화시키는 악순환을 불러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의료업계 관계자는 “병원 경영난을 해소하려면 진료수가를 높여야 하지만 이는 국민의 의료비 증가로 이어지는 만큼 부담이 크다”라며 “병원들이 부대사업 및 수익사업에 진출할 길을 터 주면 병원들의 경영 정상화와 국가적 일자리 창출에 모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명박 정부에서도 수차례 병원들의 부대사업 및 수익사업 진출 규제 완화를 추진했지만 부처 간 힘겨루기와 시민단체들의 반대로 번번이 무산됐다. 2011년에도 공정거래위원회가 대한병원협회의 의견을 받아들여 의료법인의 부대사업 및 수익사업 진출 범위를 대폭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보건복지부의 반대를 넘지 못했다. MSO 설립 역시 이익단체들의 반대로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특별취재팀
▼팀장
박중현 경제부 차장
▼팀원
김희균 이샘물(교육복지부)
염희진(산업부) 김동욱 기자(스포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