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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드림/서비스 가시 뽑아야 일자리 새살 돋는다]태국 투자개방형 병원, 한 해 의료관광객 40만명 유치

입력 | 2013-02-04 03:00:00

컨설팅 헬스케어SW 임대업… 치료외 다양한 사업 가능
금지사업 외 모든 규제 풀고 관리감독 강화가 바람직




태국의 의료관광산업을 대표하는 투자개방형 병원인 붐룽랏 병원. 한 해 40만 명이 넘는 의료관광객을 유치하고 있는 이 병원은 병원경영지원회사(MSO)인 ‘AGH’ 등 계열사 6개를 두고 있다. 본업인 환자 치료 외에 의료기관 투자 유치 컨설팅, ‘헬스케어 소프트웨어’ 개발, 임대업 등 다양한 수익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이들 계열사의 수익사업을 통해 올리는 매출은 한 해 100억 원가량. 계열사를 통해 만들어지는 양질의 일자리도 적지 않다.

미국 역시 의료기관의 다양한 부대사업, 수익사업 진출을 허용하고 있다. 건강기능식품과 아기용품 등 의료서비스 관련 상품의 제조·판매는 물론이고 척추 전문 헬스클럽 등 스포츠센터, 여행사, 사진관, 커피전문점 등을 운영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임대사업자로서 병원의 남는 공간을 금융회사에 임대할 수도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병원들이 의료서비스와 관련한 부대사업이나 수익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이 대부분 막혀 있다. 현행 의료법이 규정한 의료법인의 부대사업은 노인의료복지시설, 주차장, 장례식장, 일반음식점, 이미용업, 휴게음식점 등에 불과한 실정이다. 규정된 부대사업 외에 다른 사업에 진출하면 의료법 위반으로 처벌받게 된다.

이는 병원들의 부대사업 및 수익사업을 일정한 수준으로 제한하는 일본보다도 까다로운 수준이다. 일본은 만성적인 경영난을 겪는 의료법인을 지원하기 위해 1998년 특별의료법인 제도를 도입해 MSO, 배식서비스업, 출판업, 목욕탕 등 12개 업종의 수익사업에 진출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의료계는 수익사업 진출 규제를 완화하면 중소병원의 경영난을 해소하고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대한의사협회에 따르면 국내 병원들이 받는 진료수가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3분의 1 수준. 상황이 이렇다 보니 1998년까지 3∼4% 정도였던 국내 중소병원의 도산율이 최근 10% 이상으로 치솟을 만큼 중소병원들의 경영난이 심각한 실정이다.

일부 지방 중소병원은 간호사 연봉이 1000만 원 수준에 그쳐 고급 인력이 취업을 기피하고 있다. 이는 다시 의료서비스의 질 하락으로 이어져 경영난을 악화시키는 악순환을 불러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의료업계 관계자는 “병원 경영난을 해소하려면 진료수가를 높여야 하지만 이는 국민의 의료비 증가로 이어지는 만큼 부담이 크다”라며 “병원들이 부대사업 및 수익사업에 진출할 길을 터 주면 병원들의 경영 정상화와 국가적 일자리 창출에 모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명박 정부에서도 수차례 병원들의 부대사업 및 수익사업 진출 규제 완화를 추진했지만 부처 간 힘겨루기와 시민단체들의 반대로 번번이 무산됐다. 2011년에도 공정거래위원회가 대한병원협회의 의견을 받아들여 의료법인의 부대사업 및 수익사업 진출 범위를 대폭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보건복지부의 반대를 넘지 못했다. MSO 설립 역시 이익단체들의 반대로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정영호 대한병원협회 정책위원장(인천한림병원장)은 “병원들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규제할 게 아니라 ‘무엇을 해선 안 되는지’만 규정하고 나머지는 과감히 풀어 줘야 한다”라며 “다양한 부대사업을 할 수 있도록 범위를 대폭 넓히고 그 대신 관리 감독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라고 말했다.

특별취재팀

▼팀장

박중현 경제부 차장

▼팀원

유재동 문병기 박재명 김철중 (경제부)

김희균 이샘물(교육복지부)

염희진(산업부) 김동욱 기자(스포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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