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구조 혁신해 질적성장 추구땐… 40-80클럽 진입 뜬구름만은 아냐”
한국이 경제 강국인 ‘40-80 클럽’(1인당 국민소득 4만 달러, 인구 8000만 명)에 진입할 수 있는지에 대해 경제 원로들은 한목소리를 냈다. 현재 40-80 클럽에 속한 국가는 전 세계에서 미국과 독일 일본 등 3개국뿐이다.
○ 성장에 대한 사회적 합의 이뤄야
특히 그는 “현 정부가 디테일(세부 사항)까지 챙기느라 항상 바쁘기만 하다. 이는 정부가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구분하지 못하기 때문”이라며 “정부의 역할에 대한 사회적 합의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또 “진보와 보수 간 합의를 이뤄 국가의 역량을 한데 결집하지 않으면 경제 강국의 길은 요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40-80 클럽 진입이라는 명확한 이정표를 만든 뒤 국가의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해 성장 전략을 실행해야 한다는 뜻이다.
○ 산업구조 개편으로 양적 성장 아닌 질적 성장 추구
정 이사장은 남북한 모두 산업구조를 개편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남한의 부실기업을 떨어내고 새로운 성장 엔진을 장착해 궁극적으로 자본의 한계 효율을 높여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남한의 중화학 조선 등을 북한으로 옮기는 ‘산업 이전(移轉)’을 추진하는 동시에 남한은 레벨업(한 단계 상승)된 고부가 제조업과 서비스업으로 산업 구조 재편을 이뤄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를 위해 박 회장은 배고픈 것은 참아도 배 아픈 것은 못 참는 정서를 없애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소득이 높아졌는데도 국민들의 소비 수준이 제자리면 내수 침체로 40-80 클럽에 진입하기 힘들 것”이라며 “‘골프 치지 마라’, ‘진료비가 비싼 병원도 짓지 마라’와 같은 고부가 서비스업에 대한 부정적인 사고를 없애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이 더이상 수출에 의존할 수 없고, 내수 시장을 확충해 성장을 지속해야 한다”며 “서비스업의 고급화를 허용하는 방향으로 국민적인 공감대를 형성하는 게 시급하다”고 말했다.
○ 창의력 기반의 인적 혁신으로 부가가치 높여야
산업구조 혁신을 위해 인적 혁신도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그는 “골목상권 보호 등을 내세워 대규모 자본의 서비스업 진출을 가로막는 방식으로는 국가 전체의 성장을 추구하기 어렵다”며 “앞으로 ‘제2의 삼성’, ‘제2의 현대’ 등이 나오게 기업 성장의 길을 터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기업이 잘 되어야 서비스업과 내수 분야의 새로운 수요가 창출된다”며 “‘대기업 때리기’를 멈추고 노동 시장의 유연성을 높여서 기업의 투자를 유도해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오정근 고려대 교수(경제학)는 “한국은 중소기업에 대해 보호 일변도의 정책을 펴다보니 중소기업이 자생적인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며 “대기업이 핵심 부품·소재의 상당부분을 국내 중소기업이 아닌 해외에서 조달해 중소기업은 성장에서 소외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한국이 40-80 클럽에 진입하려면 중소기업의 사업 환경을 환골탈태해서 대기업 성장의 온기가 중소기업에도 퍼지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별취재팀>
▽팀장=박중현 경제부 차장
▽팀원=김유영 이상훈 문병기 황형준 유성열 경제부 기자 박형준 도쿄 특파원
현대경제연구원 공동기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