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정부에서 스페셜올림픽에 대해 설문조사를 했는데 국민의 71%가 이 대회를 알고 있고 58%가 어떤 식으로든 참가하고 싶다고 했다. 이전에는 인지도가 아마 0%였을 것이다. 너무 고무적인 일이다.”
나 위원장은 대회 기간 내내 “일정이 몇 개인지 셀 수 없다”고 할 정도로 바쁜 날들을 보냈다. 오전 2시가 넘어야 그날의 일이 끝났고 6시 전에는 일어나야 했다.
개막 전 나 위원장의 가장 큰 관심은 홍보였다. “대회가 코앞인데 모르는 분들이 많아 걱정”이라는 말을 달고 살았다. 막상 뚜껑을 열어 보니 달랐다.
“이 정도로 언론의 관심이 뜨거울 줄은 몰랐다. 관객도 많이 오셨다. 솔직히 ‘흥행’은 안 될 줄 알았는데 스페셜올림픽을 국민의 행사로 만드는 데 절반 이상은 성공한 것 같다. 기쁘기도 하지만 부담이 크다. 이런 관심을 어떻게 유지해 나가느냐가 중요하다.”
나 위원장은 이번에 방한한 SOI 관계자들에게 두 가지를 제안했다. 하나는 그동안 스페셜올림픽에 참가하지 못했던 저개발국가를 초청하는 ‘스페셜핸즈 프로그램’, 다른 하나는 참가 선수의 최소 20%는 이전에 대회에 출전하지 않은 지적장애인들로 채우자는 것이다.
“피겨스케이팅에서 우승한 베네수엘라 선수와 가족이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선수보다 더 기뻐하는 모습을 보고 느낀 게 많았다. ‘아, 지적장애인들에게는 이 대회가 세상의 전부일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그런 감정을 우리가 제대로 이해하고 준비한 것일까 하는 반성도 했다. 두 제안은 모두 보다 많은 지적장애인들이 스페셜올림픽을 통해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자는 의미다. 향후 대회에서 제대로 실행되는지 지켜볼 것이다.”
“잠을 실컷 자고 싶다. 그리고 딸(나 위원장의 딸 유나는 지적장애인이다)을 챙겨야 한다. 대회 치르느라 통 신경을 쓰지 못해 너무 마음이 아팠다.”
평창=이승건 기자 w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