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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행 신고할까봐… 동반자살 거부해서… 4시간새 연쇄살인

입력 | 2013-02-06 03:00:00

■ 강간살인 전과 30대, 출소 19개월만에 2명 살해




30대 강간살인 전과자가 출소한 지 1년 7개월 만에 하루에 두 명의 여성을 또다시 같은 수법으로 목 졸라 살해하는 엽기적인 범행을 저질렀다. 광주 북부경찰서는 자신이 알던 20대 여성을 살해한 뒤 4시간 만에 30대 주부까지 숨지게 한 김모 씨(33·무직)를 붙잡아 5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 씨는 2일 옛 직장 동료 최모 씨(20·여)에게서 ‘돈 100만 원을 빌려준 ○○○(직장 동료)의 연락처를 알고 싶다’는 내용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받고 “만나면 알려주겠다”며 자신의 집인 광주 북구 삼각동 모 아파트로 유인했다. 4일 오후 5시 최 씨와 함께 아파트에 도착한 김 씨는 최 씨를 성폭행하면서 살해했다. 김 씨는 경찰에서 “울면서 쳐다보는데 눈빛이 신고할 것 같아 손과 스카프로 두 차례 목을 졸랐다”고 진술했다. 김 씨는 범행 후 시신을 베란다에 숨겼다.

김 씨는 집을 나와 오후 7시 반 광주 광산구의 한 택지지구에서 이모 씨(39·여)를 만나 저녁식사를 함께 했다. 김 씨는 이 씨와 내연관계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일방적 주장일 가능성도 있다. 김 씨는 한 교회 주차장에 차를 대고 이 씨와 2시간 정도 이야기를 나누다 범행 사실을 털어놨다. 김 씨는 경찰에서 “‘함께 자살하자’고 했지만 거부해 미리 준비한 노끈으로 두 차례 목을 졸랐다”고 진술했다.

김 씨는 범행 후 이 씨의 지갑에서 10만 원을 꺼내 챙겼다. 김 씨는 승용차 트렁크에 이 씨의 시신을 넣고 인근 모텔에 투숙했다. 오후 11시 23분 김 씨의 어머니가 베란다에서 최 씨의 시신을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김 씨는 5일 오전 모텔에서 나와 승용차를 몰고 전남 담양으로 향했다. 김 씨는 경찰에서 “자살하기 위해 농약을 사려고 담양에 가려 했다”고 했지만 경찰은 예전에 은신했던 곳으로 도주하려 했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전과 4범으로 경찰이 ‘살인 우범자’로 분류해 온 김 씨는 1999년 1월 모텔에서 청소를 하던 40대 여종업원을 성폭행을 하며 전화기 줄로 목을 졸라 실신시켰다. 성폭행이 끝나자 다시 전화기 줄로 목을 졸라 살해했다. 그는 범행 이후 담양 산속에 숨어있다 붙잡혀 12년 형을 살고 2011년 7월 만기 출소했다.

그는 이번 피해 여성들과 같은 직장에서 일하다 지난해 11월 퇴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김 씨가 피해 여성들을 목 조르며 성폭행하는 과정에 집착하는 변태적 성욕을 가졌을 개연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이번에도 1999년처럼 피해 여성 2명의 목을 두 차례 반복적으로 조르며 살해했기 때문이다.

경찰은 아파트 폐쇄회로(CC)TV 영상을 분석해 4일 오후 5시 김 씨가 최 씨와 함께 아파트에 들어왔다가 오후 6시 41분에 혼자 나가는 모습을 확인하고 김 씨를 유력한 살해 용의자로 보고 검거에 나섰다. 5일 오전 8시 20분 광주 북구 용전동을 지나가다 출근하던 경찰관에게 차량이 목격됐다. 김 씨는 순찰차를 따돌리며 27km를 달아나다 5일 오전 9시 5분 담양군 봉산면 농로에서 검거됐다. 추격 과정에서 담양경찰서 소속 송모 경사(39)가 김 씨의 차량에 치여 다리에 골절상을 입었다. 김 씨의 카렌스 승용차 트렁크에서는 이 씨의 시신이 발견됐다. 경찰은 김 씨의 유전자를 채취해 여죄가 있는지 확인하고 있다.

김 씨는 독신으로 어머니와 함께 살고 있다. 그는 10대 시절 폭력, 절도를 저질렀지만 교도소 복역을 하지 않았다. 19세 때 강간살인을 저질러 20대를 교도소에서 보냈다. 호리호리한 몸매에 온순한 척 행동했다. 김 씨는 경찰 조사에서 “제가 다 잘못했고 나쁜 놈이다”는 말을 반복했지만 유치장에선 짜장면 한 그릇을 다 비우는 등 태연한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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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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