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인출 담당하다 쫓겨나자… 조폭 시켜 5200만원 털어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 조직에서 현금인출 업무를 담당하다 쫓겨난 윤모 씨(56)는 복수를 계획했다. 사기로 번 돈을 빼앗으면 신고를 못할 거란 계산이었다. 윤 씨가 일했던 조직이 시민들을 속여 은행에서 인출하는 돈은 하루에 무려 1억 원에 달했다. 윤 씨는 자신이 했던 일이라 현금인출 담당자들이 어떻게 이동하는지는 속속들이 알고 있었다.
윤 씨는 우선 인출담당자가 모는 대포차량에 위치추적기를 달았다. 잡히지 않기 위해 매번 코스를 바꾸며 움직이는 차를 잡기 위해서는 추적기가 필요했다. 이 차량은 서울외곽순환로와 내부순환로를 돌며 15개 은행에서 돈을 뽑았다.
지난해 2월 23일 윤 씨는 대포차량이 서울 광진구 일대에 유독 오래 멈춰 있는 것을 파악했다. 담당자들에게 얼굴이 알려진 윤 씨는 직접 나서지는 않았다. 그 대신 조직폭력배 출신 2명을 동원했다. 두 사람은 돈을 챙겨 차에 타는 담당자들을 위협하고 돌로 차를 내리쳤다. 놀란 담당자들은 그대로 달아났고, 일당은 5200만 원을 손에 쥐고 대포차량까지 빼앗아 현장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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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예나 기자 ye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