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고기-車 통상압력 강화 예고
미국 행정부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자국 중소기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광범위한 보고서 작성에 착수했다. 한미 FTA 발표 이후 미국의 자동차와 육류 수출이 줄었다는 소비자단체의 주장도 나와 한국에 대한 통상 압력이 커질 수도 있다.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론 커크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지난달 30일 국제무역위원회(ITC)에 한미 FTA가 중소기업에 미치는 영향을 진단한 보고서를 작성해 제출하라는 서한을 보냈다.
커크 대표는 지난해 3월 15일 발효한 한미 FTA의 이행이 생산 분배 중소기업의 무역에 미치는 영향과 효과를 분석 평가하고, 미국의 무역 기업이 더 많은 이익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해 달라고 요청했다.
조사 범위는 상품과 서비스, 지식재산권 등 거의 모든 분야다. USTR는 5월 1일까지 보고서를 제출받아 일반에 공개할 예정이다.
ITC는 특정 상품과 서비스 수입에 따른 미국 내 산업의 피해를 조사한 뒤 불공정 무역 등을 이유로 반덤핑·상계관세 부과, 수입할당제 적용 등의 조치를 내리는 기관이다.
미국 의회나 산업계, 시민단체 일각에서는 한미 FTA로 미국의 무역 적자가 커지고 있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쇠고기 등 농축산 부문이나 자동차 등 제조업 분야에서는 시장 개방 요구가 거세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미국 소비자 단체인 ‘퍼블릭 시티즌’은 최근 “한미 FTA 발효 이후 기대와 달리 자동차와 육류 수출이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라는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허진석 기자 jameshu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