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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 고교생 ‘미국 판 빨간 마후라’에 美 발칵

입력 | 2013-02-06 17:43:00


'미국의 8학군'으로 불리는 워싱턴 인근 버지니아 주 페어팩스 카운티가 발칵 뒤집어졌다.

이 지역 남녀 고교생들이 술을 먹고 성행위를 하는 장면을 담은 비디오가 유출된 것. 이른바 '미국 판 빨간 마후라' 사건이다.

워싱턴포스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웨스트 스프링필드 고교에 다니는 남학생 3명(16세 2명, 15세 1명)이 아동 포르노 소지·복사·배포 등의 혐의로 지난달 체포됐다.

이들은 여학생 6명을 파티에 초대해 술을 마시고 성관계를 했다. 그리고 휴대전화로 성행위 장면을 촬영해 나눠 가졌다. 여학생 중 일부는 남학생들과 같은 학교였고 나머지는 다른 학교 재학생이었다.

웨스트 스프링필드 고교 교장은 4일(현지시간) 학부모들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문제를 일으킨 남학생들이 교내에서 체포되긴 했지만 그들의 성행위는 학교가 아닌 밖에서 이뤄졌다"고 밝혔다.

남학생들의 변호인들은 5일 무죄를 주장했다.
근거 없는 루머가 인터넷을 통해 빠르게 퍼지고 일부 지역 언론이 성적 가십거리로 이 사건을 다루면서 정보가 왜곡돼 여론이 나빠졌지만 3명의 남학생은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피고인 측 변호인 로드니 G 레플러에 따르면 이 사건의 핵심인 10개의 동영상은 2011년 12월부터 11개월간 촬영됐다. 남학생들의 집에서 열린 파티 때 아니면 여학생들의 집에서 성행위를 하면서 찍은 것들이다. 하나는 주차장 차 안에서 촬영했다.

피고인 측 변호인들은 "성행위가 합의하에 이뤄졌고 여학생들이 약물을 사용하지 않았다"며 "성행위 동영상을 테이프로 만들지 않았고 3명 외에 다른 이에게 배포하지 않았으며 미성년 소녀들을 조직적으로 착취하지도 않았다"고 변호했다.

하지만 이 지역 교육 당국자는 이 같은 주장을 반박했다. 그는 "여학생들은 성행위를 촬영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스프링필드 고교 관계자의 제보로 작년 11월 수사에 착수해 올 1월 11일 남학생 3명을 체포했다. 경찰은 미성년자인 여학생 6명은 이 사건의 피해자라며 남녀 학생들은 모두 알고 지내던 사이였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사리분별이 확실치 않은 10대 청소년이 각종 기술(휴대전화,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같은 소셜네트워크 서비스 등)을 접하면 잘못된 선택을 하기 쉽다며 부모들은 자녀가 싫어할 결정을 내릴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편 페어팩스 지역은 수도 워싱턴에 가까운 고학력 고소득 백인 밀집 거주지역으로 명문 학군으로 통한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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