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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R뉴 트렌드]돌아온 ‘아찾사’… 고객은 불안할 때 ‘복고’를 찾는다

입력 | 2013-02-07 03:00:00


불안은 외부의 불확실한 상황에 대해 나타나는 심리적인 반응이다. 특히 시대적인 불확실성이 만연할 때는 집단적인 불안감이 더 커지곤 한다. 엠브레인트렌드모니터가 지난해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범죄 피해에 대한 우려를 조사한 결과 80.3%가 ‘가족이 강력범죄의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있다’고 응답했다. 지난해에는 조선족 오원춘 사건 등 강력범죄가 기승을 부렸다.

불안감은 공권력이 자신을 보호한다고 느끼지 않을 때 더 커진다. 21.4%만이 범죄사건이 발생할 때 경찰이 즉시 출동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42.1%는 그렇지 않다고 여겼다. 동네에서 경찰이 순찰하는 모습을 자주 보지 못했다는 응답자도 44.4%에 달했다.

경찰의 처우와 과중한 업무 등에 대한 동정적인 여론도 많았다. 53.1%는 경찰의 근무여건이 열악하다고 봤고 59.9%는 처우를 개선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공권력에 대한 인식은 사회 정의에 대한 냉소적인 시선도 일부 반영됐다고 볼 수 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원칙보다 편법이 잘 통한다는 응답이 무려 84.3%에 달했다. 87.4%는 ‘돈과 연줄이 없으면 성공하기 어렵다’, 79.9%는 ‘정상적인 방법으로 부자가 되기 어렵다’고 답변했다.

사회가 원칙과 상식에 따라 움직이지 않고 앞으로도 이런 분위기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된다면 불안감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이런 사회에선 미래를 예측하기가 어렵다. 이런 상황에 접어들면 ‘안락하고 편안했던 과거’를 떠올리기 쉽다. 과거의 기억이 모두 좋았던 것은 아니지만 즐거웠던 기억을 끄집어내서 불안에 떠는 현재의 자신을 위로할 수 있다.

엠브레인트렌드모니터가 실시한 ‘복고 트렌드 인식조사’(복수응답)에 따르면 영화, 드라마, 음악 등 대중문화에서 복고가 유행하는 원인에 대해 47.7%가 ‘아날로그 시대의 향수나 정감을 느낄 수 있다’고 응답했다. 이어 공감대 형성(37.2%), 젊은 시절 추억 회상(36.7%), 각박한 현실(29.4%) 등을 이유로 꼽았다.

복고 유행은 언제까지 이어질까. 49.3%는 ‘일시적인 유행이 아니다’고 답했다. 흘러간 가요를 다시 듣고 위로를 받으려는 분위기는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불안함과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은 사람들에게 과거의 안락함을 더 찾게 만드는 것 같다.

윤덕환 엠브레인트렌드모니터 콘텐츠사업부장  
정리=이유종 기자 pen@donga.com